UPDATED. 2024-05-02 20:11 (목)
[新강남통신] 메디컬 탐방 '보톡스 시술편'
상태바
[新강남통신] 메디컬 탐방 '보톡스 시술편'
  • 김진호 기자
  • 승인 2017.03.13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진 듯한 환자들”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진 듯한 환자들”

30대 男 기자, 보톡스를 맞다 

피부과 개원시장이 치과 개원시장처럼 심각한 정체기를 맞이하면서 몸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성형외과와 협진을 한다거나 네트워크 형태로 앞다퉈 환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보톡스나 필러를 이용한 안면미용은 기본 중의 기본. 코 성형부터 이마 헤어라인 교정, 체중관리, 탈모, 지방 흡입, 여드름, 흉터, 레이저 시술, 얼굴주름 성형 등 피부과의 광고만 듣고 있으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못하는 치료가 없다. 이에 본지는 보톡스와 필러, 레이저 시술을 하는 의료기관을 찾아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취재했다.


먼저 보톡스 시술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인터넷을 검색했다. 모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니 ‘파워컨텐츠’라며 3곳의 의료기관을 나열해준다. 광고 사이트 연결과 달라 보여 클릭했더니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블로그로 연결된다.

넘쳐나는 바이럴 마케팅
보톡스가 무엇이고, 보톡스 시술은 왜 받고 어떤 종류가 있는지,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카드형식의 글부터 동영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보톡스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수술 전 후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페이지 끝까지 시선이 닿는다.

페이지의 아래쪽까지 도달하면 해당 의료기관의 홈페이지로 유도하는 글이 나타난다. 해당 의료기관 뿐 아니라 다른 의료기관의 블로그, 홈페이지를 보아도 모두 비슷한 형태의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있다.

바이럴 마케팅 콘텐츠가 유혹하는 대로 마우스를 클릭하니 해당 의료기관의 홈페이지 화면에는 온통 ‘할인’, ‘특가’, ‘세일’과 같은 단어들이 즐비하다. 가격을 안내하는 광고가 어지럽게 지나간다. 의료기관 사이트인지, 전자제품 사이트인지 헛갈릴 정도다.

시술은 기본, 자체 브랜드 화장품 판매
2호선 지하철을 타고 강남으로 향했다. 찾아간 곳은 라디오에서도 쉽게 광고를 들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역시 지하철역에 내리마자 광고판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역위로 올라오니 해당 의료기관의 건물과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병원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잡는 것은 보톡스와 필러 시술 후 빈병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이다. 평일 낮이었지만 대기자가 많았다. 상담을 받거나 대기하는 사람 등 어림잡아도 20명은 넘어 보였다. 건물에 비해 접수데스크는 의외로 협소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환자는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이 응대한다.

대기실에는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보이는 화장품들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최근 피부과 개원 시장이 심각한 정체기를 맞이하면서 의원기관의 진료 수익보다 피부과 이름을 내건 화장품 판매 수익이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비급여 수가고지제에 따라 대기석 테이블마다 비급여 수가 고지판을 마련해 뒀다. ‘의무’라는 법적 조항을 가지고 시작된 비급여 수가고지지만 시술 종류와 가격 및 유의사항 등을 자세하게 기록해 둬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상담 창구는 마치 은행처럼 돼 있고, 스튜어디스와 같은 복장을 한 코디네이터들이 상담을 한다.

코디네이터는 예약 사항을 확인한 뒤 직접 손 소독제를 바르고 턱 근육을 만져보고는 태블릿PC로 파일화 돼 있는 시술 동의서 곳곳에 서명을 받는다.

이어 자리를 옮겨 시술 전 사진이 필요하다며 여러 각도로 얼굴 사진을 촬영했다.

이번에는 진료실 직원이 “사각턱 보톡스 시술 맞으시죠? 원장님 오시면 진단하시고 근육량이 많은 곳에 한 방 정도 주사를 더 놓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보톡스는 ‘○○○○’입니다. 제품 확인하시고요, 제품은 액상이라 식염수를 첨가하지 않습니다. 주사기에 한 병 모두 넣었습니다. 빈 병 확인 하세요”라며 정품 정량을 눈으로 확인시키면서 시술 관련 유의사항을 자세하고도 빠르게 설명한다.

잠시후 원장이 와서 소독 솜으로 시술 부위를 소독한다. 마취스프레이를 뿌리더니 곧 뻐근하게 주사 바늘이 턱 근육 쪽에 들어오는 게 느껴진다. 양쪽 턱에 3~4차례씩 바늘이 느껴지던 찰나 시술은 끝난다.

시술 전 있을 거라던 의사 상담은 거의 인사를 건네는 것이 전부였다.

처음 입구에 들어서서 접수를 하는 역할부터 상담, 사진과 안내, 시술까지 각자 복장도 다르고 마치 영역이 정해진 듯 분업이 잘 되어 있었다. 보이지 않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나 자신이 올려져 병원을 한 바퀴 돌고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김진호 기자
김진호 기자 kjh@dentalarirang.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