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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강남통신(江南通信)②-치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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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강남통신(江南通信)②-치과편
  • 윤혜림 기자
  • 승인 2013.02.28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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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도 꽃 보다 남자(?)

서울시 25개 지역구 중 의원급 의료기관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강남구는 지난해 말까지 2677곳의 의료기관이 등록돼 있다. 강남구에서 성형외과, 피부과 등의 특정 진료과가 밀집 현상을 보인 것은 2000년대 초반 외국인과 국내 부유층을 대상으로 미용 특구가 형성되면서 시작됐다.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소득 수준이 높은 부유층을 특정 타겟으로 삼고 미용 목적의 진료과가 들어서면서 지역 인지도가 형성된 것이다. 

강남은 지자체에서 성형외과나 피부과, 치과 등의 의료기관을 이용해 외국인 유치 홍보를 할 정도로 양악수술, 투명교정, 피부미용 등 비급여 진료가 특화된 지역이다. 본지는 강남지역 의료기관의 현 모습을 진단해 보고자 강남에 위치한 성형외과와 치과를 찾아가 취재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예약부터 상담까지 직접 해보았다.

20대 女기자, 치과를 가다

# 강남에 새로운 콘셉트의 치과가 생겼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소문에 의하면 잘생긴 남성 코디네이터를 환자가 선택해 안내를 받을 수 있단다.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꽃 코디가 치과를 안내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온다.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해당 치과에 진료 예약 전화를 걸어 교정 상담 예약을 했다.

다른 취재 일정으로 제 시간에 방문을 하지 못했더니 해당 치과로부터 문자와 부재중 전화가 각각 2통이 와 있었다. 처음엔 ‘한 시간 늦춰 진료예약을 해주겠다’는 문자와 그리고 ‘안녕하십니까 OO치과입니다. 4시 예약이셨는데 내원이 힘드시면 변경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문자가 왔다. 신환뿐만 아니라 예약부도 환자를 잡기 위한 시스템이 철저했다.

# 예약 다음날 치과를 방문했다. 신사동 가로수 길, 건물 전면이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치과라는 간판을 보지 않고서는 까페라고 착각할 정도다. 내부도 마찬가지였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원목 가구를 배치한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병원 문을 들어서니 객관적으로 훈남으로 여겨질 만한 남성 코디네이터가 응대했다. 소문으로 알려진 것처럼 원하는 남성 코디네이터를 환자가 고르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남성 코디가 태블릿 PC로 예약확인을 한 뒤 진료카드를 작성했다. 진료카드에는 기본적인 신상명세와 함께 병력과 방문경로를 쓰는 칸이 있었다. 병원 1층에는 여성 바리스타가 대기하고 있다. 음료 메뉴도 다양했다. 바리스타가 건네준 음료를 마시며 병원 안내책자를 보았다. 

병원 안내책자 첫 페이지에는 대표원장 사진과 함께 인사말이 적혀 있었다. “누구나 다 하는 똑같은 투명교정이라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라는 문구였다.

# 남성 코디의 에스코트를 받아 상담실에 들어서자 상담실장과 1:1 상담을 시작했다.

상담 실장은 투명교정과 세라믹 교정 그리고 메탈 교정에 대해 설명하며, 교정 수가를 제시했다. 교정 외 임플란트와 같은 보철치료는 하지만 충치치료와 같은 간단한 치료는 따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교정이나 임플란트 시에는 가능하단다.

그는 “투명교정 비용은 900만 원 선인데 일반인에게는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어서 강남이 아닌 타 지역 환자는 적당한 선까지 할인해 주겠다. 강남 사람이라면 조금 밖에 할인을 못해준다”고 말했다. 

투명교정을 하게 되면 심미적인 효과도 있을 뿐만 아니라 1년 반 정도의 기간이면 교정을 끝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다른 치과와 차별화된 것으로 △좋은 제작시스템 △교정전문의 △양악수술 경험이 많은 대표원장의 웃는 입매를 만드는 교정 노하우 등을 꼽았으며, 이 때문에 컴플레인이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참고로 해당 치과는 2월 4일 개원했다.

상담 실장은 “이 건물 자체가 원장님의 소유라 쉽게 이전할 일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 상담을 끝내고 나니 또 다른 남성 코디네이터가 기자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진료실까지 에스코트를 해줬다. 3층에 도착하니 2명의 남성 코디가 기자를 맞았다.

진료실로 들어서니 치과위생사 명찰을 단 직원이 기자를 맞았고 이어 여자 치과의사가 들어와 치아 상태를 본 후 본을 뜨고 X-ray검사를 진행했다. 검사가 끝나자 다시 남성코디가 카페라운지로 응대했다.

# 이후 상담실장과 다시 상담을 진행했다. 진단 결과를 모니터를 이용해 보여주며 기자에게 투명교정은 어렵고 로봇을 연상시키는 메탈보다 세라믹교정을 추천한다고 했다. 클리피씨 교정은 장단점이 있으니 잘 생각해서 판단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상담실장이 제시한 세라믹 교정 수가는 월비 없이 모든 비용이 포함된 500만 원선. 하지만 당장 진료를 시작한다면 자신의 능력으로 50만원까지 할인을 해준다고 했다. 실장은 마지막으로 대표 원장과 상담을 한 후 결정을 하자고 했다.

# 대표원장이 모니터를 보며 기자의 치아 상태에 대해 말했다.
대표원장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만 빼면 심미적인 효과가 있는 투명교정도 가능하다”며 “투명교정보다 경제적이고 시간도 절약되는 세라믹 교정이나 클리피씨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상담실장이 내 치아상태에는 투명교정을 할 수 없다며 세라믹 교정을 추천하더라”하고 말했더니, 대표원장은 “상담실장 말 뜻은 세라믹으로 하면 교정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고 컴퓨터 차트에 클리피씨 교정을 추천한다고 입력을 했다.

교정 진단검사비는 20만원이었다. 그러나 소개를 받고 오는 사람이라면 무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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