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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 MBA] 유능한 썩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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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 MBA] 유능한 썩은 사과
  • 박종석 코치
  • 승인 2023.11.23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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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코치의 ‘성장하는 병원의 비밀’

 

문득 계절 과일이 생각나 사서 먹다 보면, 처음에는 상태가 괜찮은 과일이 시간이 흘러 점점 썩어가는 것을 가끔 본다. 최대한 빠르게 과일을 먹거나 어느 정도 관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연의 이치는 거스를 수가 없다. 

하나의 사과가 썩으면 곧이어 썩은 사과에 인접해 있는 바로 옆의 사과로 빠르게 전파되고 얼마 못 가서 바로 옆의 사과까지 썩기 시작한다. 과히 그 속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빠름을 느낀다. 썩은 사과를 발견하고 조치를 취하기엔 이미 많이 늦어 몇 개를 덜어내도 며칠 지나면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조직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조직 구성원 한 명이 다른 구성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조직의 분위기가 악화돼 결국에는 조직의 문화는 기형화되고 이는 조직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가 조직 내에서 인정받고 역량이 출중한 구성원이라면 그 피해는 막중하며 경영에도 막대한 피해를 주게 된다.

1995년 영국의 탄탄한 투자은행이 단돈 1파운드에 매각된 일이 있었다. 이 은행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성과가 탁월했던 ‘닉 리슨’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실적과 성과를 위해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물론 경영진도 그의 불법 행위와 전횡을 알면서도 그의 성과 때문에 묵인해주었다. 닉 리슨이라는 썩은 사과가 은행의 경영진과 함께 상자 속의 모든 사과를 썩게 만든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썩은 사과의 법칙’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고 한다.

‘닉 리슨’도 처음에 누군가가 그의 비도덕적인 행위에 문제제기를 했다면 유구한 역사의 투자은행도 1파운드에 팔리는 수모는 없었을 것이다. 항상 문제는 일어나고 난 뒤에야 그 모습을 드러낸다. 조직이 그 문제점을 알기 시작한 시점에는 이미 되돌리기에 늦었을지도 모른다. 영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도 이런 유형의 사례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조직 내 썩은 사과는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사과 또한 처음에는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꽤 상태가 깨끗해 보인다. 

만약 그 썩은 사과가 관리자라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성과가 좋고 능력을 인정받은 유능한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관리자급으로 승진했을 것이다. 관리자의 영향은 다른 직원들보다 더 크고, 특히 부정적 영향은 긍정적인 영향보다 몇 배나 더 큰 파급력을 지닌다. 

그래서 이런 유능한 썩은 사과를 미리 걸러내기 위한 예방조치는 뒷수습보다 더 중요하다.

썩은 사과의 유형은 다양하다. 비도적적인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사람, 동료를 적대적으로 대하는 사람,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지위와 권한을 넘어서는 행위를 하는 사람 등 여러 유형이 있다. 

조직 내 뿌리 깊은 가정과 신념에 대한 검토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억제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자 자신을 경계하고 살펴보는 것이다. 경영자는 그 누구도 자신이 썩은 사과 중 하나라는 것을 알기 어렵고 알아도 인정하지 않으며 조직의 생존과 직결되는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조직에 대한 민감성이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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