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7:50 (월)
‘치근활택술’로 냉가슴 앓는 치과들
상태바
‘치근활택술’로 냉가슴 앓는 치과들
  • 정동훈기자
  • 승인 2013.04.25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평원, 해당 술식 급증으로 심사 강화…개원가 보험청구 주의보

최근 ‘치근활택술’로 인해 냉가슴 속병을 앓고 있는 치과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 
치근활택술이 심평원의 집중 심사 타깃이 돼 버리면서 치과에 진료기록 확인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치근활택술이 심평원의 눈길을 모은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선별집중심사항목 선정
올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서울 및 대전, 대구, 광주 등 각 지방지원들은 2013년 지원 선별집중 심사항목으로 치근활택술을 선정했다. 선정이유는 해당 술식의 청구건수와 진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


심평원 서울지원의 치과 요양기관 심사 및 평가 담당자는 지난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3년 동안 치과에서 치근활택술 청구가 연평균 30% 급증해 집중심사항목으로 선정했다”며 “현재 해당 술식 청구를 갑작스레 많이 하는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진료기록을 확인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항목들의 경우 대부분 전산심사로 사안을 종결하지만 이번에 선정된 치근활택술 항목에 대해서는 진료내역 중 특이한 경향이 있는 치과를 상대로 진료기록부 및 수납대장 제출 등 급여 청구건별로 개별 확인 과정과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청구내역을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치근활택술의 빈도가 완만했던 치과나 환자 상태에 따라 소신껏 진료를 하고 차트 기록이나 보험청구를 체계적으로 했던 치과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일부 치과에서는 심사가 들어오면 이의제기를 못하거나, 수가가 얼마 되지 않으니 삭감 되어도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도 있다.  

과잉경쟁에 내몰린 치과계
개원가에서 치근활택술의 빈도가 급격히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온다. 
우선 치주질환 치료가 필요한 소견자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레 치근활택술 빈도수 또한 높아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지난 2011년 건강검진통계 연보의 구강건강검진 결과에서도 전체 수검자 413만 명 중 ‘스케일링이 필요한 경우가 208만 명’, ‘치주질환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37만명’이며, 마득상(서울대치전원 예방치과학교실) 교수의 자료에 따르면 치아발거의 원인이 1980년대에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의 비율이 8:2 였다면, 2000년대 들어서 6:4 정도로 상승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치주환자의 증가가 개원가에서 치근활택술 빈도를 어느 정도 높일 수는 있으나, 보다 신빙성 있는 해석은 경쟁이 심화되고 경영이 악화된 치과계 환경이 만들어낸 산물이라는 것이다.


현재 모 학회 보험이사를 맡고 있는 A 원장은 “치근활택술이 심평원의 집중 심사항목에 선정된 것은 최근 치과 경영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양심껏 진료하는 치과가 대다수지만 저수가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치과들이 비정상적인 보험청구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치과가 환자들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환자가 내원하면 스케일링을 진행하고, 일주일 후 스케일링 후처치를 시행한다. 이후 “아직 좋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환자를 재 내원시켜 ‘치근활택술’을 시행해 스케일링을 급여로 전환시켜 환자는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치료를 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고, 치과는 보험청구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이 외에도 치근활택술 관련한 허위청구와 부당청구 사례로는 △비급여대상 스케일링을 급여화하기 위해 환자가 실제 내원하지 않음에도 내원한 것으로 증일해 치근활택술 등으로 증일  청구 △간단한 구강연조직 질환으로 잇몸 소독 등 간단한 처치만을 시행하고 실시하지 않은 치근활택술이나 치석제거를 실시하는 것으로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

‘꼼수’보험강의 주의해야   
특히 치근활택술이 집중 심사항목에 선정된 배경에는 검증되지 않은 보험세미나도 한 몫 했다. 치과경영에 있어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보험청구 관련 세미나도 덩달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세미나들이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알려주고 있지만 일부 보험 강연에서 공격적인 청구방법과 술식 짜 맞추기식 팁 등 꼼수만을 알려줘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심평원은 선별집중심사와 관련해 심사기준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사전예방 활동을 강화해 자율적 진료행태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한순간 건강보험 청구를 늘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엉뚱한 형태로 과잉청구를 한다든지 또는 특정 몇 가지 진료에 집중해 건강보험 청구를 늘리는 것은 금물이다.

삭감이 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오히려 원장 스스로 건강보험에 수동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소신과 양심을 가지고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 개원의들에게 피해가 온다. 결국 치과계 전체 보험영역을 줄이는 족쇄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