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한원장의 잇몸이야기] 잇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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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한원장의 잇몸이야기] 잇몸약?
  • 배승한 원장
  • 승인 2021.04.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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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과 전문의 배승한 원장

 

최근 속이 좋지 않아 약국으로 위장약을 사러 갔다. 위장약을 사러 들어왔지만 직업이 치과의사다보니… 가장 먼저 눈앞에 들어온 ‘인사돌 플러스’, ‘이가탄 에프’.

치과의사가 된 지 11년째인 지금껏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한 번 구입해봤다.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치과대학 본과시절에는 일부러 치과마취주사도 맞아보고 그랬는데….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잇몸약을 구입했다. 

가격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치주과 의사로서 매일 설명하게 되는 약이기에 아깝지 않았다. 

집에 도착해서 이가탄, 인사돌의 역사부터 효능까지 오랜만에 공부했다. 예전 레지던트 시절에 한 번 공부해본 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자세히 성분 분석을 해봤다. 

‘이가탄’ 명인제약에서 나온 잇몸보조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선균, 김지호, 유동근 등 유명연예인이 광고하는 약이다. 주된 효능 성분은 ‘카르바조크롬’과 ‘리소짐염산염’이다. 카르바조크롬은 혈소판의 부착과 응집을 유발해 지혈작용을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리소짐은 염증으로 생긴 물질들을 분해함으로써 염증증상을 완화시키는 기전이다. 

논문을 많이 찾아봤는데 항염증효과에 대한 문헌은 몇 개 있지만, 소개할만한 임상시험 결과는 찾지 못했다. 

‘인사돌’ 동국제약에서 나온 잇몸보조제이다. 유효성분은 옥수수불화검정량추출물(베타시토스테롤)이다. 베타시토스테롤은 식물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피토스테롤의 일종으로 항염증효과, 항산화효과 등  여러 가지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여러 연구와 논문을 찾아봤는데 치주질환에 대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조금 부족하다는 연구결과와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도록 잘 설계된 임상시험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글도 있었다. 

치주과 전문의인 필자는 매일 수많은 잇몸환자들을 보면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원장님, 잇몸약 추천해주세요” “잇몸이 부었는데 인사돌, 이가탄을 먹으면 괜찮을까요?” 환자들이 나에게 질문하면, 내가 답변하는 대답은 항상 똑같다. “치주염은 잇몸치료없이 약만 먹으면 해결되지 않습니다. 꼭 치과에 자주 오셔야 합니다”

잇몸 만능약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 이 약은 복용만 한다고 치주염이 치유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잇몸치료 없이 약복용만 한다면 치주질환이 더악화될 수 있다. 치주염은 치과에 내원해 치료를 받지 않고 약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힘들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현재 치주질환자는 너무나도 많다. 치주질환은 대부분 갑자기 발생하거나 어떤 이벤트에 의해 발병하는 그런 질환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선천적인 부분)과 생활습관(후천적인 부분)에 의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유전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올바른 양치습관과 주기적인 치과검진 및 잇몸치료를 통해서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인 것이다. 

인사돌! 이가탄! TV광고에서 하루에 한 번씩 볼 정도로 많이 일반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약이다. 심지어 친척이나 가족들 중에서도 복용하는 분들이 계신다. 잇몸치료에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이지만 이 약을 먹으면 치주질환이 해결될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약이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치주염의 근본적인 해결은 치과에 방문해야 해결된다. 당연히 광고특성상 매출을 올려야 하기에 어쩔 수 없는 건 이해하지만, 개인적은 바람은 TV광고에서 치과에 가는 것을 조금 더 강조해줬으면 한다.

실제로 인사돌, 이가탄의 매출은 매우 높다. 그 말은 치주질환 환자의 수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치주염은 만성질환이고, 이전에는 감기 다음으로 2등을 차지할 정도로 환자수가 많았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감기 환자가 많이 줄고, 만성질환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만성질환인 치주염. 모든 질환 중 외래환자 방문자 수가 1등인 치주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환자들의 주기적인 치과방문이 더욱 이뤄져야 한다. 

치주과 의사로서 치주질환 환자 수가 더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적어본다. 내일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환자를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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