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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인 여성 첫 마에스터 김보영 기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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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인 여성 첫 마에스터 김보영 기공사
  • 정동훈기자
  • 승인 2013.01.0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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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마에스터가 되고 싶어요”

“취미에 애정을 주듯 치과기공에서 즐거움을 찾고, 좋아하는 것에 더 투자를 하는 만큼 작업공간에 더 투자해  예쁘고 깨끗한 환경에서 기공 작업을 하고 싶은 것이 제 꿈입니다”

지난해 10월 한국인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독일 치과기공사마에스터 자격증(Zahntechnikermeister/in)을 획득한 김보영(독일 Zahnwerkstatt기공소) 치과기공사는 치과기공은 할수록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2004년 동우대 치과기공과를 졸업하고 치과기공사 면허시험을 통과한 김 치과기공사는 지난 2006년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어 한마디 못하던 그가 무작정 독일로 향한 것은 독일의 기공기술을 배워보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대학 다닐 때 수업 시간에 한 교수님께서 독일의 기공기술이 최고 수준이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때부터 머릿속에 독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원주 토박이라 독일어 공부하기가 여의치 않아서 2년 동안 원주에 있는 치과기공실과 기공소에서 근무하다가 어학 비자를 받고 2006년 3월에 독일로 향했습니다.”

역시 어학이 문제였다. 1년 반 동안 깨어 있는 시간에는 오로지 어학 공부에만 매달렸다. 마침내 그는 2008년에 Handwerkskammer-Dusseldorf 학교에 입학해 △교육자 과정 △마에스터 이론, 실습 과정 △전문경영인 과정을 13여개 월에 걸쳐 모두 마쳤다.

모든 과정마다 시험을 거쳐야 하며, 모든 과정에서 3번 떨어지면 마에스터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상실된다. 그는 이론 시험에서 첫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2008년에 교육자 과정을 시작해서 전공이론 실습을 시작했는데, 이론 시험에 응시해 떨어졌어요. 혼자 공부를 하다 보니 잘 안되더라고요. 이제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 되었는데, 현지 교수님께서 다시 한 번 해보자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셔서 1년 더 공부해 합격을 하게 됐습니다. 마에스터 자격증을 획득하기까지 약 3년 정도 걸렸어요”

한국인의 노트필기 실력과 독일 친구들의 도움도 합격에 한 몫 단단히 했다.

“사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노트필기를 잘 하잖아요. 교수님이 말하면 그때 다 알아듣기 힘든 게 사실이에요. 이해까지 못하고 일단 들리는 대로 무작정 적었어요. 이해는 집에서 노트를 정리하며 하자는 거였지요.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독일 친구들이 와서 제 노트를 복사해가기도 했지요.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시험에 통과한 것 같아요”

전공과목은 11개월 동안 수업이 진행되며, 시험까지 13여 개월이 걸린다. 이론 시험은 이틀에 걸쳐 진행되며, 실습 시험도 9일에 걸쳐 진행된다.  

“이론 시험은 다 주관식으로 독일어로만 진행돼요. 문제는 짧아요. 예를 들면 ‘석고에 대해 쓰시오’ 이런 질문이죠. 아는 대로 쓰는 거예요. 이런 문제가 총 90문제에요. A4용지로 15~16장 정도 써서 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제일 적은 양을 써서 낸 거예요”

독일에서는 마에스터 자격을 획득해야지만 기공소 개설이 가능하다. 소수만이 시험에 통과하다보니 기공소 난립으로 인한 경쟁에서는 자유로운 편이다.

“마에스터 자격을 획득했다고 해서 제 기공소를 개설할 생각은 현재는 없어요. 더 공부를 하고 싶어서 마에스터 자격에 도전을 한 거죠. 독일에서 마에스터 한 분이 이런 말을 하셨어요. 기공사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진정한 마에스터로 임하는 게 어렵다고요. 이 말처럼 진정한 마에스터가 되고 싶은 것이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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