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이현정 편집국장이 최근 치과계 기자단 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에 관해 가해자의 공개사과와 올바른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입장을 10일 발표했다.
입장의 전문을 공개한다. 지면보도는 이니셜 처리했다.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입장>
D매체 K 국장님.
진심어린 사과로 사태를 마무리하십시오.
치과계 기자단 내 성폭력 사건이 마무리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성희롱 사건을 언급해야 하는 지금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D매체 K국장은 9월 26일 취재 후 뒷풀이 차 마련된 3차 술자리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하겠냐는 등의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가던 중 무슨 말씀하시는거냐는 저의 질문에 손짓과 함께 “뽀뽀해주면 이야기해주겠다”는 성희롱을 했습니다.
그 후 저는 K 국장에게 10월 7일까지 기자협 커뮤니티와 치협 출입기자단 카톡방에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나 10일 명예훼손 등을 언급한 내용증명 서류가 돌아왔을 뿐입니다.
앞서 공개사과 요구 차 만난 자리에서 K 국장은 “공개사과는 치과계를 떠나라는 의미”, “사표를 쓰라는 것”, “매장시키려는 요구를 들고” 등의 표현을 써가며 오히려 피해를 입은 저를 압박했기에, 충분히 이런 반응은 예상했습니다.
우리는 사회문제에 더욱 엄중한 잣대를 요구받는 ‘기자’입니다.
성희롱 문제는 남녀 간 은밀한 문제의 수준을 넘어 사회적 권력관계에 의한 폭력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사회구성원 전체가 언어와 행동에 경각심을 갖고 주의해야 할 문제며, 사회적으로 반드시 근절해야 할 문제입니다.
지난날 치과계 기자단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충분히 괴로웠고, 왜 이런 고통을 겪고 있으며 무엇이 남는건가 회의도 들었지만 지금 또 다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언론은 사회적 문제에 더욱 엄중한 잣대를 요구하는 분야이며, 기자는 더욱 섬세한 감수성을 갖고 이 같은 문제를 접근해야 하기에, 사회적 공익과 언론인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호소드리며 공개사과를 요구한 것입니다.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말처럼, 치과계도, 치과계 언론매체도 종사자들의 세대가 변하고, 사회문화도 변하고 있습니다.
매체들마다 기자들의 세대의 폭이 넓어지고, 점차 변화함에 따라 더욱 건강하고 새로운 치과계 사회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 노력은 치과계 언론의 리더들일수록 더욱 높게 요구됩니다.
성희롱을 쉬쉬하는 문화, 피해자가 겪는 감정을 예민함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를 벗어나 이제 이런 성희롱의 소지가 있는 발언과 행동을 어렵게 만드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이 같은 문제를 공론화하는 과정이 결코 소위 ‘개망신’의 과정으로 치부될 수 없습니다.
협박과 엄포를 거두고 지혜롭게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D매체 K 국장은 기억이 없고, 증거가 없다는 주장을 앞세우며, 기억과 증거를 찾기 힘든 성희롱 사건의 특수성마저 외면하면서 기자들의 집단행동을 명예훼손으로 대응하겠다는 협박과 엄포로 막을 것이 아니라 치과계 언론의 어른답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어른도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습니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을 어른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고, 뉘우치며, 속한 집단의 발전을 위해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어른입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발언으로 수치심을 느끼게 한 데 더해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한 채 취재자리에서 K 국장을 보고 있어야 하는 고통까지 떠안고, 이제는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는 것까지 피해자가 감내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 보시고, 하루빨리 치과계 어른으로서의 진심어린 사과로 사태를 마무리하길 촉구합니다.
2016. 10. 10
덴탈아리랑 이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