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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 원장의 감성충만]행복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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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 원장의 감성충만]행복한 인생
  • 조선경 원장
  • 승인 2015.10.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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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서울여자치과의사회) 회장

 

행복은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해 하거나 희망을 그리는 상태를 말하며, 철학적으로 금욕적인 삶을 행복으로 보기도 한다. 또한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를 말한다.
 
21세기 정치학 대사전에서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라고 언급하였으며 플라톤(Piat?n)이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s)와 같은 고전적 체계에서도 행복(에우다이모니아)은 궁극의 목적이었다. 또한 고전적인 정치사상에서는 감각적 욕망을 절제하고 지성, 신앙을 충족시키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했다.

몇 년 전 TV프로그램 ‘아침마당’에 심심치 않게 얼굴을 비쳤던 행복전도사라는 분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그의 저서《유쾌한 인생사전》에서 첫 번째 “웃음이 없었다면 나는 죽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던 링컨의 유머, 두 번째 “저는 팔다리가 없지만 그래도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많아요.”라고 말했던 오도다케 히로타다의 초 긍정, 세 번째 암담한 환경과 절망의 끝에서도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맞짱 떴던 오프라 윈프리의 맞짱정신, 네 번째  내가 인생의 밑바닥까지 가보지 않았다면 <해리포터>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작가조엔 K 롤링의 ‘상상력’, 다섯 번째 일어나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빌게이츠의 ‘독서’, 여섯 번째 “해보기나 했어?”라고 외치는 정주영의 ‘무한도전’, 일곱 번째 날마다 다른 사람들과 식사를 하면서 인맥관리를 하는 워렌 버핏의 ‘휴먼파워’를 멘토로 삼아 인생을 즐겁고 유쾌하게 만들고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면 안된다고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자살이라는 말을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며 절망 속에 희망을 찾으세요”라며 웃음과 희망을 말했지만 루프스를 앓고 700가지의 통증에 시달리다가 남편과 동반 자살했다. 그분을 ‘행복멘토’ 로 불러 자살예방교육을 열었던 한 센터에서는 그분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정말 행복이란 건 없다며 오죽했으면 그런 분도 자살했겠냐는 사람들의 호소에 말문이 막히더라고 했다. 내 생각에 행복은 거창한 멘토를 앞세워서 입으로 외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내 나이 오십에 접어들면서 한 가닥 씩 보이던 흰 머리카락이 손으로 뽑기 힘들만큼 많이 늘어났고, 가까이 있는 물체가 잘 보이는 않는 노안이 시작되면서 마음은 청춘이어도 몸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지경에 와 있다. 전에 엄마가 “나이는 먹었는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다”고 푸념하셨던 말씀이 부쩍 남의 일 같지 않아 세월이 야속하기도 하고, 시테크를 잘 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나도 사람인지라 고저장단의 감정기복이 있어서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시험에 실패했을 때, 도저히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건에 휩싸였을 때,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은 외로움이 느껴졌을 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을 때 잠시 동안 내가 없어져서 이 순간을 모면한다면 무거운 짐을 벗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근시안적 시각을 원시안적 시각으로 돌리고 멀리 보이는 파란하늘을 바라보자 깊게 만 느껴졌던 수렁이 작은 도랑으로 여겨졌다.

사람들은 돈이나 권력, 명예가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과 사랑하는 사람의 따뜻한 위로 한마디 같은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곤 한다.

톨스토이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가장 소중한 시간은 언제인가? 지금 이순간”이라는 세 가지 질문을 가슴에 담고 살았다고 한다.

나도 이 순간에 충실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감사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셔서 해방을 맞으시고 우리나라 건국을 보신 98세의 시어머니는 6.25전란을 겪으시고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살아계신다. 어머님은 항상 “온 가족 모두 밥상에 둘러앉아 맛있게 밥을 먹는 게 행복이지”라고 말씀하시곤 한다. 사시면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나누며 평범하게 사신 어머님은 요즘 들어서는 따뜻한 햇살아래 미소를 띠시며 주위 할머니들과 담소를 즐기며 행복을 느끼신다.
 
인생 마지막에 거창한 행복은 아닐지라도 가까운 사람들과 잔잔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추억이 여럿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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