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6:52 (금)
“평생 일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바로 축복이자 행복”
상태바
“평생 일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바로 축복이자 행복”
  • 이현정기자
  • 승인 2012.05.04 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멘토를 만나다] 연세대학교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 김종관 명예교수

“손이 움직이는 한 계속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이 축복입니다. 오래도록 자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죠”

김종관(연세치대) 명예교수는 ‘원한다면 평생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치과의사라는 직업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손꼽았다.
‘50세를 전후해 정년퇴직을 걱정해야 하는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자신의 손이 움직이는 만큼 일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김 명예교수가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느낀 행복이다.

“치과의사의 행복이 ‘부(富)’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확천금을 얻거나 단기간의 부를 누리려고 선택할 길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데 더 나은 생활을 누리고 싶고,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면 무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에서 성적 상위 1% 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니 삶의 질도 그만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봐야죠”

교단을 떠나기까지 김 명예교수는 젊은 제자들과 이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더러는 구세대의 고루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시선도 느끼곤 했다. ‘적당한’ 레벨의 치과의사 생활이란 것이 또 딱히 규정짓기 어려운 문제기도 했다.

“늘 소박하게 벌고, 소박하게 쓰면 된다고 얘기합니다. 치과의사로 부자가 되는 것이 사실 어렵다고도 생각하지만 정말 지금 치과의사가 누리고 있는 부가 적으냐 하면 절대적으로 그렇지 않기도 하거든요. 생활수준의 눈높이를 어디에 둘 것이냐가 삶을 좌우하게 되겠죠”

과한 경영 마인드 자제해야

정년퇴임을 한 김 명예교수는 최근 치과계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교직에 몸담으며 많은 제자들을 배출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젊은 치과의사들의 개원 진출의 어려움, 기업형 프랜차이즈치과의 등장, 그로 인한 개원가의 갈등.

“치과의사가 2만여 명이 넘어서면서 다양한 방법도 등장하고, 사고방식에서도 많은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계속 이해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것이 중요한 문제일 것 같습니다. 최근 개원에는 경영마인드가 접목되고 있는데 옳고 그른 문제를 떠나 선·후배간 이런 마인드의 차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도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대는 변한다.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고, 트렌드가 달라지고, 치과의료 역시 끊임없는 변화에 대한 도전과 대응을 주문받게 될 수도 있다.

“언제나 적당한 콘트롤이 중요합니다. 변화는 따를 수 있으되 적당한 스텝과 적당한 속도가 필요하죠. 기업가 마인드를 개원에 접목하는 것도 하나의 변화일 수 있지만 기업가 마인드 자체가 앞서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경영마인드는 속도 조절을 할 수가 없어요. ‘성공’을 하기 위한 데서는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긴 하겠지만 스스로 무한경쟁에 빠지는 오류를 범하진 말라는 것이죠”

교육의 최고 가치‘사랑’
“제자들과 함께 한 시간들을 돌아보니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인성을 키우는 문제죠. 교육에 사랑이 겹쳐지면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를 맞는다 하더라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교직을 시작한다면 사랑을 듬뿍 담아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수많은 제자를 배출하고, 이제 ‘선생님의 선생님’ 대열에 포함된 그. 늘 혼신의 힘을 다한 지난 시간이었지만 지금도 교수법을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사랑이 배어 있는 교육은 어떤 것인가, 꾸준히 제자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했다.

“나에게도 잊지 못할 멘토들이 있어요. 이재현 교수님, 최상묵 교수님, 손성희 교수님, 모두 눈빛 그 자체에 따뜻함이 있던 분들이거든요. 마음으로 따뜻함이 전달된 교수님들이 멘토로 지금까지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사랑은 그만큼 사람이 금방 느끼게 되는 거에요. 스스로 결정하는 것보다 정해지는 개념의 선생님처럼 사회가 맺어주는 관계 속에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주는 것을 마음속에 포함시키려는 노력도 뒤따라야 이런 ‘멘토’를 만날 수도 있겠죠”

치과의사의 소박한 삶을 강조한 김 명예교수였지만 지식과 기술을 최고로 갖는데서의 포부마저 소박해지는 것은 경계했다.

“인생의 큰 그림은 물론 크게 그려야죠. 자기의 기술이나 지식은 최고를 목표로 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마저 꼭 최고가 돼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그에 따른 댓가가 최고는 아니어도 꿈과 인생의 그림이 큰 사람이 많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