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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과학회들 ‘유령회원’ 솎아내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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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과학회들 ‘유령회원’ 솎아내기 나섰다
  • 정동훈기자
  • 승인 2013.12.05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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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줄이고 내실화 키우는 데 주력 … 충성회원 혜택 강화도

최근 분과학회들이 몸집 불리기에서 벗어나 내실화를 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 때 회원 수에 집착해 규모경쟁으로 치닫던 학회들이 이제는 불성실한 회원을 떨어뜨려내는 ‘디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  

학회들이 무리한 상호 경쟁과 몸집 부풀리기로 자금 문제를 비롯한 회원 간 불화, 운영 미숙 등의 난관에 봉착하며, 학회 위상이 추락하거나 사실상 회원관리가 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학회 타이틀만 내걸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학회들이 흔들리는 가장 큰 요인은 ‘과도한 경쟁과 이권’이다. 특정 분야가 트렌드가 되면 관련 학회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여 왔고, 자연스레 회원 수 늘리기에 앞 다퉈 왔다.

수천 명의 회원을 보유하는 학회들이 늘어났지만, 동시에 가입만 하고 회비 납부 등 회원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학회들은 최근 이미지 관리 및 회원 관리 차원에서 회원 정리에 나섰다.  

대한치과보철학회는 지난달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회원 관리 시스템의 하나로 충성회원 혜택 강화 및 회원 질 관리를 위한 연회비 및 회비 인상을 추진키로 했다.

임순호 전 회장은 “무조건적인 회원 수 늘리기가 아닌 충성회원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재무 안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비 납부율 감소는 전체적인 학회 교육 수준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A학회의 경우 연수교육 예산이 매년 20% 이상 감액 편성돼 운영되고 있으며, 학회의 사이버 연수강좌의 편성 감소나 연수교육 관리 인원의 축소 및 홈페이지 관리 지연 등 학회의 내실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A학회 관계자는 “각 학회 별로 회원 수에 버블이 있어 최소 300명 이상의 허수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제는 굳이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회원관리를 엄격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납 회원으로 인한 문제는 소규모 학회도 예외일 수 없다. 학술대회나 큰 행사 시 회원들에게 전체 이메일을 발송하고 문자 서비스를 보내는데도 예산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회비 납부는 하지 않고 회원 자격만 유지하고 있는 ‘유령회원’에 대한 부담감은 상당하다. 그렇다고 회원을 탈퇴시키는 것 또한 규모가 작은 학회로서는 쉽지 않다.

대한교정학회도 학회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지난해 회원 가입 조건을 강화했다. 교정과 전문의 및 전공의와 수련의만 교정학회 준회원으로 입회할 수 있도록 회칙을 개정한 것.

교정학회 관계자는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교정전문가가 모여 최고 수준의 진료와 학술활동을 통해 세계교정학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람직한 학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몸집 부풀리기가 아닌 회원 개개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학술활동의 참여가 필수불가결하다는 데 학회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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