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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어느 치과위생사가 바라본 '환자가 느끼는 좋은 치과, 스탭이 느끼는 좋은 치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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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어느 치과위생사가 바라본 '환자가 느끼는 좋은 치과, 스탭이 느끼는 좋은 치과'란?
  • 이주화 기자
  • 승인 2023.08.23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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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치과 구성원에게 좋은치과란?
치과는 다양한 직군이 함께하는 의료기관이자 터전 
치과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환자도 좋은치과로 느껴

 


 

치과를 내원하는 환자, 그리고 치과의 구성원들이 내심 생각하는 좋은 치과, 가족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치과는 어떤 모습일까? 

치과위생사로 일을 하다 보면,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치과가 좋은 치과인가’, ‘실력 있는 치과의사인지 아닌지 환자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듣곤 한다. 

사실 이 질문은 직장을 구하는 치과위생사로서도 자주 갖게 되는 질문 중 하나이다. 치과위생사로서 환자의 구강건강을 위해 하루에 8시간에서 길게는 10시간까지도 시간을 보내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 치과 수장인 원장의 진료 철학이 스탭 입장에서 추구하는 바와 같은 방향이어야 흔히 말하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 즉, 회의를 느끼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치과를 알아보는 눈은 환자는 물론 치과위생사도 한순간에 얻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환자에 비해 한 치과에 소속되는 순간부터, 그 치과가 ‘좋은 치과’인지 ‘안 좋은 치과’인지 알아볼 기회가 많이 제공된다.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치료비가 많이 들지 않는 치과’ 또는 ‘아프지 않게 치료하는 치과’가 좋은 치과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안 아프게 치료하는 것도 물론 치과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겠지만, 치과 치료는 일회용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 증진시키기 위한 소비에 해당하기 때문에 진료의 완성도를 우선으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치료가 잘 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치과위생사를 비롯한 치과종사자는 치의학 지식을 갖춘 인력이기 때문에 치과 방사선 사진 등을 바탕으로 치료의 완성도를 판단할 수 있지만, 일반인의 경우에는 방사선 사진을 봐도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방사선 사진을 보고 있는 치과의사, 치과위생사의 표정과 말투를 관찰하는 것은 어떨까? 정말 거짓말에 능숙한 사람이거나 연기파 치과종사자가 아니라면 완성도 낮은 치료에 대해 자신감이 가득한 표정과 말투로 설명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이 확신과 자신감이 차 있는가를 읽어보자. 

기자가 근무했던 한 치과의 원장들은 자신의 진료를 거의 예술작품처럼 여겼다.

얼마나 진료의 결과를 소중히 여기는지, 치아를 본뜬 석고모형만 봐도 환자의 이름과 차트번호(각 병원에서의 환자 등록번호)는 물론 어떤 이유로 치과에 왔는지 까지 모조리 기억하고 있었다. 단순히 암기력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치료에 얼마나 진심으로 임했는지가 느껴져 존경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일했다.

그러다 보니 환자에게 치료 내용에 대해 상담할 때 나 또한 ‘우리 원장님한테 믿고 맡겨보세요. 후회 안 하실 거예요’ 하는 마음으로 자신감을 온몸으로 표출하며 일하게 되었다.

이 자신감은 특히 진료를 마친 뒤에 빛을 발한다. ‘거봐. 내가 만족할 거라고 했지?’라는 마음으로 환자에게 이 진료가 얼마나 완성도가 높은지 함께 공감하고 감탄해달라는 마음으로 치료 결과를 설명하게 된다. 

 

그러나 기자가 근무했던 또 다른 치과는, 정말 여기에서 일하다가는 지옥에 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정말로 진료의 ‘질’을 논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환자들이 끊이지 않았고 환자 대기실은 언제나 만석이었다. 아마 친절함이 그 비결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직원들의 표정과 말투가 밝다고 해서 또는 그 반대라고 해서 전부 좋거나 그렇지 않은 치과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과하게 친절한 치과라면, 그곳에서 치료를 받는 것을 재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를 마친 후에도 모든 직원들이 자신감이 찬 말투와 표정으로 진료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설명해줄 수 있다면 환자는 좋은 치과를 선택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스탭들의 자신감은 자신이 속한 치과의 진료, 치과의 철학과 병원 문화가 자신과 일치되어 좋은 직장이라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바라는 치과와 치과의사, 치과스탭이 바라는 치과의 모습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좋은 치과를 완성하는 것은 원장인 치과의사뿐 아니라 치과의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함께 할 때 보다 수월하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주화 기자(치과위생사)  arirang@dentalarir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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