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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아바나에서 방배동행 중고버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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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아바나에서 방배동행 중고버스를 만나다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3.08.03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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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 2021-08, 송선헌>

아바나에서 방배동행 중고버스를 만나다

Cuba도 정치를 빼면 사람들이 사는 섬일 뿐이고 생각보단 세련된 겉보기와 그들만의 색과 멋을 간직한 스페인의 속국(1492, 콜럼버스)이었다가 바로 위 미국이 51번째 주(State)로 탐내 무비자로 헬기타고 다니던 ‘대부2’의 놀음판이었지만 지금은 K-pop에 익숙하며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 보통명사처럼 쓰이고 중고 방배동행 시내버스가 다니는 나라다. 여행 후 돌아와서도 가이드였던 클라우디아와 ‘카톡’하는, 실시간으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나도 모르는 연기자 ‘이민호’를 안다며 사진 찍자는, 실시간 한세상이다.
 
민박집(Casa)은 의외로 좋고 형형색색 미제 Old car(1950년대)가 아바나를 질주하는, 뜨거운 태양의 Cuba는 둘 다 본토박이가 아닌 헤밍웨이가 이곳에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모든 남미인들의 프렌드! ‘조국 아니면 죽음’이라면서 39살에 볼리비아 밀림에서 최후의 만찬인 땅콩죽을 먹은 후 Rolex Submariner(처형자 로드리게스가 갖고 감)를 차고 쿨하게 죽은(1967) 아르헨티나 출신 의사 체(Che)가 시가(Cohiba)처럼 돈벌이가 되고 있는 아이러니가 씰룩 실소를 부른다.

아직도 거리마다 주먹이 미국 국기를 향하고 있는 선명한 그림들 속 Che는 분명 ‘REVOLUTION’의 베레(Beret)모 영웅이다. 무상의료지만 빠른 진료는 뒷돈(빽)이, 무상교육이지만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 정도로 질이 낮고, 거리의 튀김장사꾼조차도 공무원인, 노을 물드는 방파제 말레콘도 사진빨이 강한, 사실 혁명의 결과 지금은 마트에조차 파리도 귀한 게 현실이다. 

21C의 아바나를 조금만 벗어나도 마차와 차가 섞여 달리는데 이게 혁명의 결과인가? 그래서 그런지 트리디나디에서 생전 처음 마신 모히토(Mojito)가 자꾸만 땡긴다. 폭탄주처럼 더 찐하게 타라고...
스페인과 인디오 사이의 혼혈인 메스티조(Mestizo, Mulatto-백인과 흑인의 혼혈)가 대부분인 이 나라에 우리 후손들도 살고 있다. 1905년 1,033명의 노동자들이 돈 많이 준다는 일제의 광고에 속아 제물포에서 영국배의 화물칸에 타고 40일 만에 멕시코에 도착, 에네켄(Henequen, 애니껭, 용설란의 일종) 농장에서 노동을 착취당하고, 값 하락으로 사탕수수의 쿠바로 300명(1921)이 이주, 그런데 사탕수수 값의 하락 등으로 정착, 현재 쿠바인으로 동화되어 애니껭이라 불리는 700여명이 후손들이 살고 있다. ‘방배동’이란 한글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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