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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사유의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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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사유의 방에서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3.07.13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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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뜨겁게 사유(Denken)하라, 2022-03, 송선헌>

사유의 방에서

요즘 많이 힘드시죠? 그러시면 ‘사유의 방’으로 가세요.
현세에서 고통 받지 않는 생명체는 없다.
반가부좌(半跏趺坐)가 아니어도 가장 평안한 자세를 취한다.
남에게 보이는 인생이 아니니깐 가슴도 떳떳한 듯 허리도 반듯하게 핀다.
겸손하게 살라고 하듯이 반개(半開) 후, 눈은 밑을 향하고, 턱을 당긴다. 
익은 벼처럼 목도 약간 숙이고 골프도 그러하듯이 어깨에 힘을 뺀다. 
코로 들숨-날숨에만 집중, 영혼을 달래는 미소는 만물과 이치를 바로 보라(正見)고 지긋이 말할 것이다. 
상념에 잠긴 그윽한 미소를 만나라. 

 

로뎅(1840~1917)은 형사의 아들로 태어나 공부를 지지리도 못했단다.
친누나의 죽음으로 수도원에 들어갔다가 조각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환속했다.
1864년 평생의 반려자인 재봉사 로즈 뵈레를 만났는데, 로댕이 죽기 전에 결혼식을 올렸다. 아내는 결혼 2주 만에 로댕보다도 몇 달 먼저 세상을 떠났다. 
말년에 치매까지 걸린 그의 유언은 “난 신이다!”였는데 이에 돌보던 간호사가 “맞아, 당신은 신인데 똥오줌 누고 헛소리하며 죽어가는 신이야.”라고 했단다.

1880년부터 죽을 때까지 37여년에 걸쳐 지옥의 문(The Gates of Hell)을 구상하고 제작, 청동 작품은 그의 사후였고,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 1880)’은 지옥의 문 윗부분에서 아래의 군상(群像)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벌거벗고 바위에 앉아, 발은 밑에 모으고, 주먹은 입가에 대고, 꿈을 꾼다. 
역시 깊은 생각은 고개를 숙여야만 하나보다.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 사유(思惟, Denken)하라.
사유란 의심하고, 상상하고, 감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의 것들에서 현재로, 잊힘에서 창조로, 악한 것에서 선한 것으로, 불만에서 감사로, 분열에서 합치로, 이기에서 공존으로, I에서 We로, 하나를 더 추가하라고 한다면 지금의 내 복이 어디서 왔을꼬?이다. 
잡념이 9할인 내 삶
질긴 사유로 더 단단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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