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필자의 루틴은 시작된다. 매번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면 잠을 깨기 위해 간단한 세수부터 하고 잔잔한 음악을 틀고 책상 앞에 앉아 짧은 명상을 한다. 명상을 마치면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거나 책을 읽고 출근 준비를 한다.
출근하는 길은 매일 변하는 주변 풍경에 호기심을 가지고 순간순간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공기의 흐름과 풍경의 미세한 변화를 느끼면서 하루의 또 다른 루틴을 맞이한다.
우리는 루틴에 대해 일종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루틴은 지루하고 무의미한 반복의 연속이고 때로는 일탈이라는 말로 루틴에 저항해 보지만 루틴의 관성에 다시 잡혀 무기력한 자신을 자책하기도 한다.
이처럼 루틴은 정체되어 있는 우리의 삶을 대변한다. 매일 반복적인 일을 말할 때나 지루함과 불안감을 표현하고 싶을 때 루틴을 언급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동전의 양면과 같은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듯이 루틴 또한 늘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자신의 스토리(또는 더 큰 의미의 내러티브)가 바뀌면 삶의 현재와 미래가 바뀌는 것처럼 늘 저항하고자 했던 루틴을 긍정적인 아군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면 루틴이 오히려 삶의 안정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루틴에 대한 의미 또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말이다.
필자의 경우 출근을 하면 루틴업무리스트를 연다. 그 속에는 일일, 주간, 월간 단위로 루틴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기록되어 있다. 일 처리를 하면서 하나씩 체크를 해 나간다.
이 일은 매일 해야 할 일이고, 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쌓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바빠도 그날 할 일은 그날 처리가 원칙이다. 방식의 변화가 필요할 때에는 순서를 바꿔보기도 하고 더 나은 개선방법을 찾아 적용해보기도 한다. 이렇게 새로운 루틴이 생기면 또 기록을 해 나가고 루틴에 적응을 한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루틴화하는 이유는 우선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오늘 뭘 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필요 없다. 처음에 비해 상당한 시간의 단축이 이 방식을 계속하게 만든다. 이런 필자의 루틴은 시간절약의 이점 외에도 최적화, 시스템화, 안정화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루틴을 만들어가면서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인고의 결과가 지금의 루틴이다. 즉 나에게 가장 맞는 최적화된 루틴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루틴이 시스템화 되어 일상의 모든 일이 안정적인 흐름 속에 진행이 된다. 이런 의미들이 삶의 루틴에 대한 확고함을 가지게 한다.
위 사례는 하나의 예일뿐이다. 삶에는 수많은 루틴화를 기다리는 요소들이 있고 자신만의 의미를 찾게 되면 루틴은 삶의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다. 우리의 삶 외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속의 수 많은 루틴을 찾아 보는 재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