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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앨빈 토플러의 ‘불황을 넘어서(Beyond Depression)’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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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앨빈 토플러의 ‘불황을 넘어서(Beyond Depression)’③
  • 유동기 대한치과보철학회 공보이사
  • 승인 2013.02.21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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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중앙은행이 자국 내의 금융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유로달러’의 존재다.
유로달러는 산업사회에서 초산업사회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국경을 초월한 거래과정에서 생겨난 산물로 미국 이외의 지역, 특히 유럽의 은행에 예치되어 있는 미국달러를 의미한다. 국제통화로 자리 잡은 미국 달러가 워낙 빠른 속도로 국경을 넘나들어서 기존의 낡은 은행법으로는 통제불능이다. 유로달러는 유럽이나 아시아의 실물로 예치되어 있을 수 있지만 단순히 장부상으로만 머무르다 다른 나라로 금세 떠나버릴 수도 있다.
초국가적 은행의 성장과 유로달러의 급팽창의 배경에는 다국적 기업의 빠른 성장에 있다. 20세기 초에는 유나이티드 프루트, 스태더드 오일, 인터내셔널 니켈 같은 기업이 있었고, 코카콜라나 아나콘다카퍼 같은 기업이 다음에 그 대열에 끼어들었다. 네덜란드에는 필립스, 영국에는 임페리얼 케미컬 인더스트리즈와 브리티쉬 페트롤리엄, 독일의 파르벤, 스위스의 네슬레가 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 투자의 2/3는 서유럽의 제조와 유통에 집중되었고 중동 지역에는 유전과 광산에 주로 투자했다. 오늘날 전 세계의 물자 생산을 좌우하고 있는 것은 바로 다국적 기업이다. 다국적 기업 중에는 어지간한 규모의 국가에서 창출하는 GNP보다 더 높은 연간 매출을 울리는 기업도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정보네트워크와 여러 대의 항공기, 컴퓨터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으며,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더라도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기꺼이 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일례로 1973년 석유메이저 기업인 엑슨의 임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자신들의 원유정제시설에 관한 기밀정보를 넘겨주었고 해당정보는 미군에 공급되던 석유를 차단하는 데 활용됐다. 다국적 기업이 취하는 행동은 그들이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국가의 경제정책에 반하는 경우가 많다.
실례로 영국정부에서 쉘 케미컬스가 생산하는 화학제품에 대해 50%까지의 가격 상승을 용인할 수 없다는 내용을 통보하였는데 쉘 케미컬스는 영국 내에서 제품판매를 중단하겠다며 맞받아친 일도 있다. 다국적 기업은 ‘규모의 경제’와 ‘첨단기술을 통한 합리화’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소기업들 보다 훨씬 값싼 비용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최신 첨단 기술을 전 세계 사업장에서 동시에 도입할 수 있다.
다국적 기업은 ‘창조적 회계’방식을 활용하여 세율이 낮은 국가에서 최대한의 납세의무를 행하려고 하며, 임금과 사회보장 수준이 가장 낮은 국가에서 최대한의 생산활동을 함으로써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경제가 피폐화되면서 미국달러가 화폐의 왕이 되었고 브레튼우즈체제에 의해 유럽 각국 화폐의 교환 가치는 달러에 고정되었다. 환율이 1%이내에서 변동하였다. 미국정부는 금 1온스 당 35달러에 가치가 정했다. 각 국의 경제주체들도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돈의 가치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체제의 안정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미국경제의 압도적인 지배력에 의해서만 유지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1950년대에 들어 독일, 일본, 프랑스 등을 비롯한 각국의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브레튼우즈체제는 더 이상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었다. 게다가 미국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미국의 국제수지는 악화되었고 베트남 전에 소요된 전쟁비용이 막대하여 미국경제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졌다.
마르크스주의자로 알려진 벨기에 경제학자 에르네스트 만델이 1965년에 발표한 글에 “오늘날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채무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금의 합보다 더 크다. 만약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과 민간은행이 일시에 미국에 채무상환을 요구한다면 미국이 보유한 금을 모두 내주어야 할 것이고 미국달러는 붕괴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1971년 8월 15일에 증가하는 인플레이션 압박과 악화된 수지, 달러의 가치하락을 견디지 못한 미국 정부는 금 1온스당 35달러라는 금융체제의 균형을 보증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 주요 국가들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하였다. 이 이후로 전 세계 주요국들이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막고자 하였으나 환율은 아랑곳 않고 끊임없이 요동쳤다. 글로벌 경제가 움직이는 규칙과 그 진행양상은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변해왔고 그와 같은 변화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금의 글로벌 경제는 글로벌 카지노라고 부를 만하며 그 글로벌 카지노의 판돈은 높아지고 승률은 낮아지는 상황이다.

 

유동기 대한치과보철학회 공보이사
유동기 대한치과보철학회 공보이사 arirang@dentalarirang.com 기자의 다른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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