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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원장의 오늘] 디즈니, 라푼젤 그리고 직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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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원장의 오늘] 디즈니, 라푼젤 그리고 직선제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2.12.13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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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영화 라푼젤은 탑 속에 갇혀 사는 머리 긴 예쁜 여주인공 라푼젤이 잘생긴 도둑의 도움으로 계모의 감시를 피해 탈출하고 모험을 벌이다 출생의 비밀을 깨닫고 공주가 된다는 극도로 뻔한 스토리다. 어여쁜 여주인공과 백마탄 왕자의 상투적인 로맨스,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전형적인 러브스토리는 사실 좀 식상하다.

그럼에도 디즈니스럽지 않은 설정이 눈에 띈다. 영화 속 마녀는 라푼젤 하나뿐이다. 적어도 마법을 쓰는 여자라는 사전적 의미에 충실하자면. 치유와 영생을 보장하는 황금머리칼의 마법! 비록 계모가 마녀 같은 코와 마녀 같은 머리칼, 마녀 같은 외투 등 나쁜 마녀 코스프레를 열심히 하고 있으나 그뿐이다. 그녀는 옛 시절 디즈니 영화에서의 딱 마녀 할머니에 해당하는 악역을 맡고 있지만 전혀 마법은 쓸 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도 넘은 탐욕’에서 시작해 ‘라푼젤에게 보여준 기만과 위선’을 거쳐 ‘악당들의 욕망을 자극해 그들을 자신의 탐욕에 이용하는 치밀함’에 이르면 그야말로 마녀가 따로 없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람을 도구화하고 일말의 윤리적 도의적 선을 넘어버리면 그 욕망의 노예가 되는 법이다. 그리고 사람이 추해진다. 그런 추락을 위해선 굳이 마법이 필요 없어도 충분한 듯 싶다. 원래 현실은 그렇게 씁쓸한 법이다.

디즈니의 라푼젤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계모의 포악에 대처하는 라푼젤의 해결법은 투쟁의 포기와 계모와의 타협이었다. 반면 남주인공은 라푼젤의 황금머리칼을 놔두고서는 당장의 이 위기를 넘기거나 혹여 계모를 무찌르더라도 다시 제2 제3의 계모가 나올 뿐이라는 걸 꿰뚫어봤다. 그래서 남자주인공은 자신의 고통과 죽음을 감내하고서라도 그 모든 문제의 원인이자 욕망의 대상인 라푼젤의 머리칼을 단칼에 잘라버린다. 계모가 미처 알아차리고 대처하기도 전에.

그 결과 계모는 알아서 재가 되어 사라져주시고 근본적인 재발방지가 되어 라푼젤은 비로서 탑에서도 머리칼의 마법에서도 자유롭게 되었다.

바로 우리도 그래야 한다. 시급하게 근본적인 해결이 요구되는 위기의 상황이기에 단칼에 머리칼을 자르듯 투쟁적이고 행동하는 리더가 요구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치의들 손으로 대표를 뽑는 직선제가 절실하다는 요구에 힘이 실린다. 직선제를 통해 개원가의 바람에 대해 소통하고 강한 책임감을 갖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알아서 대신 목숨을 바칠 백마탄 디즈니 왕자님 따위는 현실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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