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CS교육이나 매너교육, 상담교육 등 거의 모든 세미나에서 전화예절 받는 법과 이야기하는 법까지 너무나 잘 알려주고 있을 정도다.
전화는 중요하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 전화이지만 우리병원은 전화를 잘 받고 있을까? 우리병원이 전화응대를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지금 바로 전화기와 전화기 주변을 살펴보자. 무엇이 보이는가?
어느 병원 데스크의 전화기 주변을 묘사해 보겠다. 컴퓨터 옆으로 키폰이 있다. 전화기 주위에 크고 작은 포스트잇이 많이 붙어있고, 차트와 문진표가 여러 개 펼쳐 있다. 팩스가 옆에 붙어있다면 수시로 들어온 광고지가 쌓여 있고, 아침에 마신 커피잔과 물병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전화가 울린다.
병원직원 : “네~ 치과입니다”
예비환자 : “네. 치과죠. 소개받고 예약하려 하는데요”
병원직원 : (목소리가 바뀌며) “아~ 그러세요. 어느 분 소개로 저희 치과를 알고 오시나요?”(수화기를 귀 옆에 끼고 필기도구를 찾는다)
예비환자 : “아~ 이종현씨 소개로요…”
병원직원 : (열심히 찾던 필기도구를 발견하고 이번엔 메모지를 찾으며) “아 그러세요? 어디가 불편하세요?”
예비환자 : “며칠 전부터 이가 아파서요”
병원직원 : (메모지 찾기를 포기하고 붙어있던 포스트잇을 떼어 낸 후) “그러시구나… 언제 예약해 드릴까요?”
예비환자 : “내일 점심시간에 가려고요”
병원직원 : (뜯어낸 포스트잇에 메모하다. 컴퓨터 화면을 보며 예약일을 확인한다) “그럼 내일 12시에 오실 수 있으신가요?”
예비환자 : “그렇게 할께요”
병원직원 : (황급히 마우스를 클릭하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그럼 내일 12시에 뵐께요”
예비환자 : “네” 뚜뚜 뚜-
병원직원 : (전화가 끊어진 것도 모르고) “네~ 13일 오후 12시에… 어? 끊으셨네……”
전화기 주변을 정리하자
병원의 데스크는 너무나 바쁜 자리다. 환자 응대부터 예약과 수납, 간단한 상담에서 안내까지 그 중에도 전화는 수시로 울린다.
위의 상황을 봐도 누가 전화했는지, 우리병원에 오는 길은 아는지, 치과치료경험은 있는지 등 알아야 할 정보를 필기도구를 찾고, 메모지를 찾느라 잊어버리고 묻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생각보다 많다. 바쁜 데스크에서는 아무리 전화예절에 대한 교육을 잘 받고 알고 있어도 놓치는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두 알고 있는 전화예절이나 응대방법보다 먼저 전화기 주변에 있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첫째, 전화기 주변은 항상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하고 둘째, 전화기 주변에는 3가지가 있어야 한다. 바로 (1) 필기도구 (2)메모지 (3)전화 문의 시 꼭 물어봐야 할 것이 적힌 메모지.
이 중에서 ‘전화 문의 시 꼭 물어봐야 할 것’을 지금 원장님과 스탭들이 만들어 전화기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자. 그래야만 바쁜 데스크에서 전화가 왔을 때 위의 상황처럼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잊지 않고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데스크의 전화는 누구나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혀 있는 ‘꼭 물어봐야 할 것’의 메모지를 보면서 통화하고 응대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만들어 보자. 만들면서 전화 응대 스크립트를 작성해 보는 것도 좋다.
포괄적 명령보다는 구체적 방법 지시
전화 응대 스크립트는 꼭 물어봐야 할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통화하듯이 구어체로 적어보는 것이다. 일종의 ‘전화응대 대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른 병원의 자료를 그대로 쓰는 것보다 직접 우리병원용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우리병원에 맞는 내용으로 우리병원에 맞는 우리병원만의 것이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고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 더 추천하자면 우리병원을 오는 대중교통편과 자가용으로 오는 방법이 적힌 메모도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전화를 잘 받으라고 강조하는 것 보다 '전화를 잘 받을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종현 로덴치과그룹 MS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