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로 술자 손끝의 느낌까지 살린 실습 인기
‘디지털’을 빼놓고는 미래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치과계 또한 ‘디지털 덴티스트리’ 열풍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치과치료 훈련교육과 환자치료에도 가상현실인 ‘VR’이 도입되거나 도입을 앞두면서, 앞으로 치과계의 가상증강현실 이용 활성화가 머지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치과훈련용 VR장비는 화면 속에서 가상의 환자구강을 보면서 핸드피스 모양의 막대기를 쥐고 크라운, 프랩 등의 실습을 할 수 있는 장비다. 햅틱기반으로 치아를 깎는 느낌까지 생생하게 재현하면서 사람의 치아의 상아질, 법랑질의 강도차이까지 구현해 실제와 가까운 실습이 가능하다. 또한 리트렉션, 핸드피스 교체 등 모든 과정을 현실에서의 임상과 큰 차이 없이 손끝으로 느끼며 실습할 수 있다.
VR을 이용한 치과훈련은 현재 국내 소수 대학에 도입된 상태로, 점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교육 특성화를 목표로 하는 부산대학교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원장 김현철, 이하 부산대치전원)도 지난해부터 치과치료 훈련장비로 VR장비를 도입해 1학년부터 수준에 맞는 단계별 실습을 VR로 진행하고 있다.
김현철 치전원장은 “최근 치의학계는 CAD/CAM, CBCT, 3D프린터 등 디지털이 보편화되는 추세인데, 대학의 교육적인 부분에서는 뒤처져 있었다”면서 “빠른 디지털화에 발맞춰 학교에서 교육으로 포함시키고 장비를 갖춘다면 교육면에서는 물론 개원가에서도 이를 체험해보고 도입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학생 교육에 VR을 접목한 취지를 밝혔다.
이어 그는 “VR교육의 큰 장점은 실제 손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한 치의학교육에서 실습재료 수급문제를 벗어나 얼마든지 반복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재료비용 부분에서도 부담이 없고 실제 사람의 치아를 이용할 시의 감염위험으로부터도 안전하고 또 깔끔하다”고 설명했다.
VR을 이용한 교육은 치료실습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교육과 환자응대 부분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VR로 실제 수술방 체험과 환자병실 등 가상현실 투어가 가능하고, 다양한 환자의 케이스를 대면해보는 시뮬레이션 교육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
박정철(단국치대 치주과학교실) 교수는 “학생들이 글로 배우는 것보다 실제와 같은 환경에 놓여 직접 체험하면서 상황을 해결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환자응대에서도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감이 심한 환자, 멱살을 잡고 화를 내는 환자 등 다양한 케이스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등 현재 상황과 환경체험 쪽으로 상당히 많이 구현돼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향후 치과계 ‘혼합현실’ 시대로
VR은 치과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도 유용하다. 수술에 공포감이 심한 환자라면 본인이 수술받게 될 수술실 현장과 수술장면을 VR로 미리 체험해 공포감을 덜어낸 후 수술에 임할 수 있으며, 치과수술 시 VR기기를 쓰고 자연풍경 등을 보며 심신을 안정시켜 고통을 완화해주는 콘텐츠까지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환자가 직접 자신의 구강을 들여다 보거나 술후 예상 결과를 생생히 볼 수 있는 등 많은 부분에서 VR의 활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 교수는 “앞으로 치과계도 VR, AR을 혼합한 MR(Mixed Reality)의 시대로 가게 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도입, 발전단계에 있지만 향후 몇 년 안에는 많은 부분이 구현될 것이라 본다. 그렇게 된다면 치과교육의 퀄리티가 현저히 높아질 것이며, 환자진료에 있어서도 높은 퀄리티를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모 업체의 경우 심포지엄에서 VR을 활용해 진료실 전체를 스케치하며 참가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또한 12~16일 독일 쾰른에서 개최된 전 세계 최대 치과 전시회 ‘IDS 2019’에서도 유수 업체들이 환자 상담용 VR을 활용한 완성도 높은 가상현실 콘텐츠와 디지털 솔루션을 공개해 앞으로 디지털 덴티스트리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지표를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