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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서울치대 김명국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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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서울치대 김명국 명예교수
  • 이현정기자
  • 승인 2012.09.13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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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은 평생 나의 직업이자 취미”

“교육은 연구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물론 SCI 논문제출 등의 연구가 교수들의 업적이나 승진에서도 중요하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교수의 특권입니다. 연구 등을 이유로 교수 본연의 임무인 교육을 등한시해선 안 되겠죠”

교직에서 물러난지 1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왕성한 교육·연구활동으로 귀감이 되고 있는 김명국(서울대치전원) 명예교수는 교육의 중요성을 후학들에게 강조했다. 가르치는 사람에게나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에게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아무리 지나쳐도 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해를 거르지 않고 미국과 독일, 일본 등의 해부학회에 꼬박 참석하고 있는 김 명예교수는 학회에 참석할 때마다 지역 치과대학의 평생치과교육연수원을 방문할 정도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학회에 참석할 때 치대 부설의 평생치과교육연수원을 방문해요. 그곳의 프로그램을 얻어서 숙소에서 보곤 하는데, 환자 진료에 도움이 되는 최신 지견을 접할 수가 있어요. 대학은 오랜기간 쌓아온 전통과 교육 노하우, 학문적 명성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죠. 또 그만큼 전문적이고 수준도 높구요. 만약 외국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참석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평생교육원을 들러보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접해보길 권합니다”

국내 최초 계통해부학 전공
교육자로서 평생을 걸어온 김 명예교수는 출발선부터 남달랐다. 우리나라 치과의사로는 처음으로 계통해부학을 전공해 교단에 섰던 그이기 때문. 계통해부학은 기초의학 중에서도 카다버를 다뤄 기피 학문 중 하나로 손꼽혔던 만큼 그의 선택이 다소 의아할 수밖에 없다.
“1950년대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였죠. 당시 기초의학을 전공하려는 사람도 드문데다 카다버를 다루는 계통해부학을 전공하려는 이는 더더욱 없었습니다. 의대 성기준 교수님이 치대에서 강의와 실습을 하게 됐는데, 졸업할 때까지 학생조교로서 채점이나 실습준비, 시체 운반을 도왔어요. 제 졸업을 앞두고 학생들을 위해 전임교수가 있어야 한다시며 전공을 제안하셨는데 도와드리며 쌓아온 교수님에 대한 존경으로 그 뜻을 수락하게 됐습니다”
치대 입학 당시에는 졸업 후 개원을 계획했던 그였지만 이 때 바로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1958년 치대를 졸업한 그는 1961년 4월 첫 강의를 한 이래 그 후 43년간 후학양성에 매진해 왔다.

노학자 학술활동 귀감
지금까지도 각종 언론을 통해 노출되고 있는 김 명예교수의 활약상은 후배들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다. 노학자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는 후학들 또한 적지 않다.

해마다 해외 학회에 참석하며 그 누구보다 빠르게 최신 지견을 받아들이고 있는 김 명예교수는 오는 11월 1일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리는 대한구강해부학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대한구강해부학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관한 주제로 그간 그가 접해온 최신 지견과 해부학의 미래 등 깊은 이야기를 들려줄 계획이다.

“미래 즉,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이 강연을 준비하면서 미국, 일본, 독일 해부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달에도 일본 후쿠시마에서 열리는 일본치과의학회 학술대회에 다녀왔구요”

이처럼 외국 학술행사와 과거에 연수를 받았던 해외 교육현장을 자주 둘러보는 김 명예교수가 국내 치의학 교육계에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미시간치대를 작년에 갔는데 대학 건물의 외관은 44년 전 그대로였어요. 증축한 건물도 없었죠. 그런데 건물 안은 과거와 달리 치의학의 발전에 맞춰 교육, 연구시설이 놀랄 정도로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대학예산의 대부분을 연구비와 연구시설에 투자하고 있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논문이 많이 나온다는 게 그 대학 학장의 이야기입니다. 동경대 의학부 해부학교실도 마찬가지구요. 이들을 보면 건물 외관이나 밖으로 보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우리 교육계에 전하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김 명예교수의 열정만큼은 젊은이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앞으로의 계획도 무궁무진하다.

“생의 마지막까지 매년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최근 연구경향을 파악하고, 새로 출간된 서적들을 구입해 읽으면서 ‘머리 및 목 해부학’과 ‘두경부임상해부학’ 교과서의 개정작업에 참고하려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부학이 평생 직업이고, 나의 취미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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