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제자를 배출한 교합의 대가이자 한국 교합역사의 산증인 최병건(한국치과) 원장이 최근 건강을 회복하고 30년 넘게 이끌어 온 국내 교합 연수회를 다시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 교합의 올바른 측정방법과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며 정통교합을 배우고자 하는 임상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최 원장은 지금도 한국치과임상연구회 주최 ‘Full Mouth Rehabilitation Occlusion Training Course’를 통해 ‘TMJ 및 Cranial Dental Sacral Complex’에 대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최 원장의 교합 연수회를 들으려는 치과의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그의 강연을 들은 치과의사들의 입소문 때문이다.

실전 프로그램으로 기초 탄탄
하지만 최 원장의 교합 연수회는 1년 6개월에 걸쳐 브릿지를 비롯한 모든 보철과 스프린트 교육은 물론 자신이 제작한 스프린트를 직접 착용해 보고 증명해 보이는 실습까지 철저한 관리프로그램으로 장기간 진행되다 보니 중간에 포기하는 연수생도 생기곤 한다고.
최 원장은 “요즘은 치의학이 과목별로 세분화 됐다고는 하지만 치과치료에서 교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며 “거기에 상?하악 교합을 체크하고 정확히 맞추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실전 프로그램을 통해 연수생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 교합을 가진 사람의 턱 운동을 교합기를 통해 재현시키면서 연수생들을 교육해야 하기 때문에 커리큘럼 과정이 꼼꼼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교합과 전신질환 관계성

4명의 독일총리 주치의를 지낸 내과전문의 볼은 “40년간 내과의사 경험으로 볼 때 만성적이고 고질적인 내과 질환의 80%는 치아와 관계가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최 원장의 생각도 닥터 볼의 주장과 같다. 구강 내 치아 간 교합이 몇 마이크론만 틀려도 전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최 원장의 주장이다.
최 원장은 “틀어진 교합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가지고 있던 만성염증이나 통증 등이 없어질 수 있다. 특히 만성 통증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메디컬 의사들은 증상만 보고 치료를 진행하지만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이러한 경우 교합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교합이 맞지 않아 만성 통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신체에서 치아 외에 다른 뼈는 근육 등으로 싸여 있지만 치아는 노출돼 있는 뼈라고 할 수 있다”며 “다시 말해 치아 간에 교합이 맞지 않으면 뇌에도 영향을 미쳐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쪽 치아에 교합이상이 발생한 경우 편측저작이 습관화돼 향후 경추 2번이 틀어지고, 그 영향이 골반까지 가면 다리길이도 달라질 수 있다고.
아직까지 우리나라 치과계 일부에서 교합과 전신질환과의 관계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의구심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어 향후 주목 받을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풍치 원인도 교합 때문?
자연적으로 치아가 빠진 환자의 경우도 원인이 교합 때문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최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풍치 때문에 치아가 빠지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많은 치과의사들이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교합이 맞지 않아 풍치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아는 치과의사는 그리 많지 않다”며 “결론적으로 교합이 맞지 않아 치아가 빠진 환자들의 경우 교합을 조정하지 않은 채 임플란트를 식립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임플란트가 빠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최 원장은 현재 치과계에서 임플란트 진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치아가 빠지면 무작정 임플란트를 심는 대신 치아가 왜 빠졌는지 역으로 생각해보고, 풍치로 인한 건지, 풍치의 원인이 교합 이상 때문인지 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의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