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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트럭여행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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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트럭여행②
  • 이승종 교수
  • 승인 2016.12.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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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Body Happy


<228호에 이어>
큐는 아주 영리해서 절대로 사람들한테 기분 나쁠 만한 언사나 행동은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여행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피곤해져서 짜증도 부리고 특히 트럭 내 앉는 자리 때문에 은근한 신경전이 벌어지는데, 어떤 사람이든 자리에 대해 컴플레인을 하면 쾌활하게 웃으면서 “Sure, we ought to switch the seats(당연히 자리를 바꿔야지요)”라고 말 하면서도 한 번도 전체나 개인 누구에게도 바꾸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결국 목마른 샘 파기로 불편한 사람이 이의를 제기하게 된다. 우리 부부는 오른쪽 맨 앞자리 두 개와 옆으로 돌아앉는 좁은 보조좌석 두 개를 ‘수진’이라는 한국 아가씨와 함께 썼는데, 옆을 보는 보조좌석은 식품냉장고가 있어서 다리가 긴 사람한테는 상당히 불편하다.

집사람과 수진이 앞을 보는 좌석에 같이 앉고 나는 옆을 보는 좌석에 따로 앉았는데, 다리를 뻗을 수가 없어서 좌석 두 개에 몸을 비스듬히 해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좌석 네 개를 셋이서 쓰니까 물건 놓기도 좋고 해서 참고 갔다.


우리 좌측으로는 한국인 부인이 혼자 앉아있었고 포르투갈 남녀는 나 하고 마주 보는 보조석에 둘이 앉아서 갔는데 다리를 구부리지 못하는 그들에게는 다리를 추스리기 힘든 좌석에서 불편한 기색이 역력히 보였다.

여행을 시작해서 이틀쯤 지났을 때 드디어 포르투갈 남녀의 불평이 큐에게 제기된 것을 집사람이 들었다.

당연히 큐는 “Sure, We ought to switch the seats” 하고는 먼 산만 보고 있다.

‘영특한 놈 같으니라고. 할 수 없이 팀 중에서는 제일 연장자인 내가 총대를 멜 수밖에…’

모두 모였을 때 자리를 어떻게 바꾸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보니 아무도 대답을 안 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자기 자리에 익숙해져 있어서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어색한 시간이 잠시 지났는데, 혼자 앉았던 부인이 포르투갈 남녀한테 나하고 자리를 바꾸겠냐고 물으니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땡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Every body happy’가 되었다.

그래서 다른 여행팀들 후기를 보면 매일 좌석을 한 좌석씩 시계방향으로 바꾼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 뒤에도 자리에 대한 신경전이 조금은 있었지만 서로의 양보로 곧 해결 되었다.


나중에 느낀 것이지만 20일간 캠핑을 하면서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은 ‘싸우지 않는 것이 기적’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힘든 일이다. 그래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열린 마음과 양보의 마음인 것이다.

트럭마다 내부 구조가 조금씩은 다르다고 하는데, 우리가 탄 트럭은 15톤 정도 되는 트럭의 짐칸을 개조해서 실내에 좌석을 놓고, 맨 뒤쪽 벽에는 504060cm 정도 되는 락커를 만들어 각 사람마다 하나씩 배정된다.

보통 여행에 사용되는 딸딸이 가방은 작은 크기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미리 노마드에서 몇 차례에 걸쳐 소프트백(더플백)을 가져오라고 주의를 준다.

만약 규격을 초과하면 자리가 있을 경우에는 벌금을 물고 태울 수 있지만 사람이 꽉 차면 탑승을 거부당할 수도 있단다. 너무 가혹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이것은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한 조치로 매우 공정한 조치다.

이번 여행에도 어벙한 독일 친구가 하나 있어 큰 수트케이스를 가지고 왔는데, 다행히 25인 좌석에 17명이라 여유가 있어서 싣기는 했지만 얼마나 벌금을 물었는지는 모르겠다. 트럭 바깥쪽 좌측에는 제일 중요한 주방물품을 넣도록 되어있고 우측에는 캠핑에 필요한 텐트와 접이식 의자가 들어간다.


뒤쪽으로는 식탁용 테이블 두 개와 텐트 안에 깔고 잘 매트리스들이 들어간다. 수십 년간의 노하우가 쌓인 결과겠지만 공간 활용을 정말로 기가 막히게 잘 하고 모든 것이 잘 정돈 되어있어서 마치 군대용 야전 세트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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