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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게 비싸요? 그럼 싼 거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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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게 비싸요? 그럼 싼 거 쓰세요”
  • 정동훈기자
  • 승인 2014.04.17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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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무시한 임플란트 재료 등재 현실적 재료비 산정 절실

올 7월부터 임플란트 보험이 실시되지만 시장 무시한 정부의 치료재료등재 방식으로 인해 지난 아말감 사태처럼 임플란트의 공급이 중단으로까지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심평원은 치과 임플란트 픽스처의 등재 가격 분류를 크게 표면처리별로 분류할 것인지, 표면처리 또한 업체별로 차등을 둘 것인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심평원은 픽스처를 표면처리별로 분류해 국산 픽스처는 RBM/RBM+기능성 추가/SLA/SLA+기능성 추가/HA로 나눴으며, 수입 픽스처는 RBM/SLA/HA/SLActive로 구분했다.

이에 대해 관련 학회들은 RBM/SLA/HA/SLActive로 분류는 타당하나 RBM+기능성 추가까지 구분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재료등재 시 업체별로 현 판매가를 얼마나 보전해 줄 수 있는 가다. 심평원에 제출된 국산과 수입 픽스처의 판매 예정가는 최고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한 수입업체가 심평원에 제출한 SLA 픽스처의 판매 예상가는 30만 9천여 원이다. 그러나 국산업체가 내놓은 SLA 픽스처의 경우 최저가는 8만 9천원이었으며, 최고가도 12만원이다. 

그동안의 심평원의 치료재료가 등재 방식을 놓고 볼 때 픽스처를 표면처리방식으로만 일괄 분류한다면 SLA 임플란트의 평균 등재가가 10만원 안팎으로 잡힐 경우 수입 임플란트 픽스처의 등재가는 실거래가보다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등재가와 실거래가가 다른 이중가격이 시장에 형성되거나 수입업체가 임플란트를 공급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임플란트 급여화 진료의 퀄리티는 하향 평준화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원가와 환자가 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정부의 현실에 맞지 않은 등재방식으로 문제가 발생된 예는 비일비재했다.

지난 2011년 복지부는 ESD 급여 중에서 40만원에 공급되고 있는 수술용 칼의 공급가를 9만원으로 정한 바 있다. 수입·제조업체는 수술용 칼의 급여가격이 공급가의 30%에 불과해 경영 손실에 따라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치과계도 마찬가지다. 심평원이 고시한 아말감의 수가는 1만3천여 원. 그러나 실제 거래되고 있는 공급가는 2만 7천여 원으로 거의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결국 몇몇 업체는 아말감의 공급을 포기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고시 가격 보다 2배 정도 높게 판매하거나 소량, 현찰 판매만 고집해 결국 아말감 치료를 할 수 밖에 없는 개원가들이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이에 개원가에서는 임플란트 재료 등재 시 업체별로 가격에 차등을 두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반응이다. 

A 원장은 “만약 수입 임플란트의 판매예정가와 등재가가 차이가 많이 나면 업체에서도 제품의 공급을 줄인다. 대부분 치과의 경우 한 회사의 제품만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른 임플란트 재료를 쓸 경우 수술키트와 수술 방식을 다 바꿔야 하기 때문에 치과에서는 보험 치료를 못하고 비급여 치료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치과 입장에서는 결국 싼 재료밖에 쓸 수밖에 없어 보험 진료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고, 국민들 또한 치과에 대해서도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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