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17 00:41 (금)
[멘토를 만나다] 연세대학교치과대학병원 조규성 병원장
상태바
[멘토를 만나다] 연세대학교치과대학병원 조규성 병원장
  • 최유미 기자
  • 승인 2014.04.04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실에 안주 말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라”

1990년대 초반, 치주 개혁을 일으켜야겠다고 느낀 조규성 병원장은 미국에서 배우고 익힌 임플란트 시술을 국내에 도입했다. 당시 미국 UCLA로 유학길에 오른 조 병원장은 Biology LAP에 들어가 無의 상태에서 하나하나 익혀나갔다. 오전에는 LAP에서 학습하고 오후에는 클리닉이나 병원에 들러 임플란트 임상을 지켜봤다.

조규성 병원장은 “임플란트는 당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에 혼자 책을 보고 실제 임상으로 확인하면서 스스로 익혔다”며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시스템을 구축해 92년 2월 4일 첫 임플란트를 심었다”고 말했다.

조 병원장이 지난달 열린 KAOMI 춘계학술대회에서 연자로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그는 “KAOMI 학술대회에서 20여년이 넘게 수술해 온 임플란트 히스토리를 케이스 별로 보여줬다”며 “이제는 보편화 돼 임플란트는 치과의 메인진료가 됐다”고 밝혔다.

처음 연세치대병원에 임플란트를 도입했을 때만 해도 많아야 월 200여 개 정도였는데 요즘은 2500~3000개를 심고 있다고. 임플란트 보급 초창기에는 새로이 판로를 개척하고 책으로 익히면서 주말마다 강연을 통해 치과의사들을 가르쳤다.

“당시 배우러 온 사람들이 500~600명쯤 되는데 일찍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평하며 고마워하고 있다. 지금 임플란트 학계를 선도하고 있는 이들이 그때 그들이다”

욕심이 화를 자처한다
실상 치과계가 발전을 이룬 건 90년대 중반으로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지금은 개원가가 어려워 교수직이 각광받고 있지만 조규성 병원장이 교수직을 맡을 때만 해도 박봉에 꺼려하는 직업이었다고.

“예를 들어 당시 교수의 수입은 개원의의 1/5 수준에 불과했다고 보면 된다. 당시에는 졸업이 다가오면 학생들이 교수 제의를 받을까 학교에 오길 꺼려하기도 했다(웃음)”

지금은 치과대학이 1위를 하고 있을 만큼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렇게 되기까지 임플란트와 교정이 큰 몫을 했다.

조 병원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치과가 학술적, 경제적인 측면에서 크게 발전했다”며 “너무 갑자기 시장이 커졌다 어려움에 직면하니 그 중간 과정에서 덤핑이 일어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치과에서 성실히 진료한 사람들은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거나 다른 곳에 한 눈을 판 사람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의원이 아닌 대형병원의 형태로 개업을 많이 한다. 병원을 크게 세우려니 자본이 많이 필요하고 또 유지시켜야 하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게 되는 것이다. 환자는 제한돼 있고 수익은 올려야 하고…. 그러다보니 덤핑을 할 수밖에 없다”

진료를 잘 하면 괜찮은데 온갖 상술로 환자를 끌어들이는 데에만 급급해 이제는 치과의사의 이미지도 나빠졌다.

조 병원장은 “작년이 치과경기가 최악인 해”였다며 “올해를 무사히 잘 넘겨야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디지털 병원 선도
현재 치과대학은 10개의 전문과로 구성돼 있는데 인기 있는 과는 깨끗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교정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

구강외과의 경우 양악수술 붐이 일었을 때 인기가 좋았지만 지금은 주춤하고, 치주 역시 임플란트가 보편화되면서 메리트가 떨어졌다. 보존과의 경우 개업하기가 편해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조규성 병원장은 치과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 과목마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부 대학에서는 미달이 되는 과목도 있는데, 요즘 학생들은 미달이 됐다고 그 과를 선택하지는 않는다.

“요즘 학생들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과를 선택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면 결국 미달된 과는 도태돼 사라질 수도 있다. 각자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키워나가야 한다”
조 병원장은 국내 임플란트 시장을 선도했던 만큼 이번에는 디지털 치과병원의 새로운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리모델링 중인 작업이 끝나면 교수실을 대학으로 옮기고 병원 6, 7층은 순수한 병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층은 융합적인 치료가 주를 이룰 것이며 연구가 중심이 되는 디지털 치과병원으로 꾸릴 예정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흐름을 따라야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치과의 각 과들은 진료나 연구에 있어 분업화해 왔다. 연구는 분업해도 되지만 이제 진료는 융합해야 하는 시대다.

기존의 과를 합치거나 재조직할 수 없으니 그 상태로 두고 새로운 공간은 융합의 장으로만 활용할 계획이다. 대학병원의 역할은 수익을 내는 것도 있지만 학생들에게 임상교육도 시키고 첨단산업도 해야한다.

“앞으로 치과병원은 디지털, 조직재생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하는 연구중심의 한 축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언제나 뒤처지지 않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면서 치과계가 함께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조병원장은 “지금 자신의 생활이 편안하다고 그 자리에 멈춰 안주하면 안된다”며 “욕심은 부리지 않되,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