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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보시면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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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보시면 상품권을 드립니다”
  • 정동훈기자
  • 승인 2013.01.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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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공포증’ 속 스탭 구하기 진풍경…외면받는 경력자 선입견 버려야

“이거 별거 아니지만 받으세요. 나중에 꼭 저희 치과로 오셔야 되요”

말만 들으면 치과에서 환자를 상대로 한 환자 유인행위 같지만 사실은 아니다. 최근 코엑스에서 개최된 구인을 원하는 치과병의원과 스탭들을 대상으로 한 채용박람회에서 한 네트워크 치과가 면접을 보러온 학생들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전달하며 한 말이다.

‘구인 공포증’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많은 치과들이 극심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치과위생사 전용 구인 사이트나 카페 및  블로그에서는 파격조건을 제시하는 치과 구인 소식이 하루에도 수 십 건씩 업데이트 되고 있다. 개원가 구인 문구에는 ‘파격대우’가 고정문구처럼 사용되고 있으며, 직원들의 복지혜택을 위해 주 5일 근무에 매월 특정한 날을 정해 아예 병원 문을 닫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나마 괜찮다고 알려진 네트워크들도 구인난으로 인해 속병을 앓고 있다.
A 네트워크의 L 원장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직원 구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순히 급여 인상만이 아닌 다른 치과에서 제공하지 않는 보너스나 성과급, 추가 휴무 등 말 그대로 파격 조건을 제시해야만 그나마 면접에 응한다”고 말했다.

지방의 경우 구인난이 더욱 심각해 기숙사 제공은 기본이며, 기본 보너스 외에도 명절 보너스, 해외여행, 심지어는 일정 기간 근속 시 명품가방 지급을 명시해 놓는 치과들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스탭 모시기 대상이 ‘신입’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구인을 원하는 많은 치과들의 경우 신입이거나 1년차에서 3년까지가 제일 많다. 고 연차 스탭은 해당 상황이 아니다.

A치과 경영대표는 “고연차 스탭들은 경영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고액연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경영자가 평가할 때는 10년차 이상의 스탭이나 5~6년차 스탭이나 업무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연봉 인상을 요구할 경우 치과 경영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년차 스탭들도 임상 현장에서 근무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면접에서부터 탈락되는 경우가 많아 구직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때문에 규모가 큰 치과에서 근무한 고연차 스탭의 경우 작은 규모의 치과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일주일에 이틀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모 치과 스탭은 “고연차다보니 내 스스로 포지션에 대한 문제가 의식되고 있다. 이미 근무하고 있는 치과 스탭들의 연차가 낮은 경우가 많아 지시사항을 전달하거나 업무 분담에 있어 버거운 경우가 많다”며 “실제 담당자들이 자신보다 높은 연차들과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국공립치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B 국립병원의 치과가 고용 계약이 만료된 치과위생사들을 내보내고 단기 계약직의 신입 치과조무사들로 대체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인건비 절약이라는 이유로 정상적인 정규직은 줄이고 비정규직은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개원가의 끊이지 않는 인력 문제에 대해 치과 경영자와 스탭 양측 모두 개선해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치과 경영자인 치과의사 역시 환자를 제대로 케어하는 능력을 가진 인력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 줄 필요가 있다. 고액 연봉 등을 이유로 외면하기 보다는 수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있는 스탭에게는 충분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

고연차 치과 스탭 또한 연차에 따라 연봉이 당연이 높아져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세미나나 업무에 대한 공부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심각한 구인난으로 스탭 고용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치과계, 환자와의 친화력도 높고 업무 노하우도 많은 고연차 스탭을 전략적으로 고용해 경영 환경을 개선해 보는 것도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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