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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 위상차현미경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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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 위상차현미경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上)
  • 조현재 교수
  • 승인 2017.08.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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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태’라는 용어가 적합하지 않은 이유
이번에는 위상차현미경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실 위상차현미경은 이전에 다른 치과 전문지에서 한번 칼럼을 써 본적이 있다. 이미 한번 썼던 내용을 그대로 쓰는 것도 예의가 아니기에 이번에는 다른 측면에서 한번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세균막’이라는 용어이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학부 때부터 지금까지 관례화된 용어로 환자에게 이를 잘 닦아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치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치태’라는 용어는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치태는 ‘음식물찌꺼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이를 잘 닦으라고 하면서 입에 남아 있는 ‘음식물찌꺼기’를 잘 제거하라는 이유가 왜 잘못 되었을까? 그것은 잇솔질의 난이도 수준과 관련이 있다.

 

‘용어’는 잇솔질 난이도 수준 결정
우리가 아침식사로 신선한 야채와 슬라이스 햄과 삶은 계란을 먹고 그릇을 설거지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이 경우 먹고 난 그릇을 세척할 때, 설거지의 난이도 수준은 매우 쉬울 것이다.

아주 약간의 세제와 수세미와 물만 있으면 쉽고 빠르게 접시가 깨끗해질 것이다. 하지만 삼겹살을 구운 프라이팬을 닦는다고 하면 어떨까? 앞의 접시보다 훨씬 더 난이도 있게 여러 번 세심하게 설거지를 해야 기름막이 제거될 것이다. 사실 앞의 접시는 워터픽과 같이 물로 대충만 흐르게만 해도 깨끗해질 것이다. 하지만 프라이팬의 기름막은 물로는 안 되며 직접 솔과 같은 수세미로 기름막을 제거해야 깨끗해질 수 있다.

방금 언급한 ‘기름막’이라는 것에 왜 치태보다 ‘세균막’이 옳은 용어인지에 대한 단서가 있다. 우리가 실제로 이를 닦을 때 제거해야 되는 것은 대충 닦거나 물로 헹궈지면 없어지는 ‘음식물찌꺼기’가 아니라 열심히 ‘솔’로 닦아야 겨우 제거되는 ‘세균막’이다. 게다가 접시는 도자기처럼 평평하지만 실제 구강 내 구조는 마치 싱크대 하수구의 거름망처럼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도 많기에 한번 대충 솔질을 한다고 접근이 안 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를 닦는 것이 왜 어려운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안 닦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치태’가 아닌 ‘세균막’이 남아 구강질환이 발생하는 이유가 설명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학생들에게 위상차현미경 관련 강의를 할 때 바로 위상차현미경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왜 이를 닦는가?’라고 물어보고 그 대답을 들어본다.

대부분 세균막을 제거한다는 답변보다 음식물을 제거하기 위해서 입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는 부차적인 답변을 많이 듣는다.

이를 닦는 일차적인 이유는 ‘세균막’을 제거하기 위해서이며 ‘세균막’이라는 표현은 잇솔질의 난이도와 관련이 있다고 먼저 설명한다. 그런데 왜 필자가 위상차현미경 시간에 ‘세균막’이라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을까?

 

위상차현미경하는 근본적 이유
일반적으로 위상차현미경은 환자의 동기부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무엇에 대한 동기부여일까? 요즘 유행한다는 예방진료에 대한 동의일까? 아니면 단순히 환자에게 경각심만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위상차현미경의 라면사리 같은 뭉쳐서 활발하게 꾸물거리는 세균은 처음 보는 환자에게 확실한 심리적 효과를 발휘한다. 자신이 이렇게 이를 못 닦고 있었으며 앞으로 잘 닦아야 하고 치과에도 자주 내원해 검진 및 스케일링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위상차현미경의 동기부여 효과 역시 1회적이며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사실 위상차현미경 그 자체로는 살아있는 세균을 눈으로 보여줄 뿐 그 후로 체계적인 예방진료 및 잇솔질 교습이 병행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렇기에 위상차현미경만 보여주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 위상차현미경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심하고 이를 병원 내 진료팀에서 공유하며 체계적인 설명문을 만들어서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상차현미경 사용 자체가 목적이면 안된다.
사실 임상을 많이 해본 치과의사들은 위상차현미경을 하지 않아도 사진으로 본 구강 내 상태와 주소 및 파노라마만으로도 위상차현미경이 어떻게 나올지 거의 다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예측한 것을 단순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눈으로 보여주고, 이를 신뢰와 강력한 행동변화에 연결하려 하는 것이다.

많은 예방에 대한 진단키트나 검사 기기들이 존재하며 최근에는 세균종류와 양에 대한 유전자 검사 방법까지 있다.

다만 아쉽게도 이러한 방법들로 우리가 몰랐던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이미 우리가 예상하고 알고 있는 것을 시각화하여 환자에게 보여주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검사 자체에 목적을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검사들의 의미와 검사 후 어떠한 프로토콜을 구성해 환자의 구강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위상차현미경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판독하는지에 대해서는 왜 언급을 안 하지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민트 칼럼에서 설명하겠다.
<다음 연재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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