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7-19 18:00 (금)
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트럭여행⑩
상태바
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트럭여행⑩
  • 이승종 교수
  • 승인 2017.03.16 1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은 것에 감사함을...


마지막 보이는 모래언덕에서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기억 속의 아름다움으로 남겨둔다. 저 앞에 노인네 그룹이 힘들게 올라와서 올라갈 때 우리가 들었던 것과 똑같은 농담으로 “You are almost!”라고 했더니, “Everybody Says that From the Beginning;누구나 시작부터 그러네요” 하면서 웃는다. 어디서나 산길에서의 거짓말은 똑같은가보다. ‘다 왔시유, 쬐끔만 가면 돼유…’

Deadvlei의 광경이 너무나 강렬했던 때문이지 Sossusvlei는 별 볼 것이 없었다. 더위에 지친 일행들은 모두 차에서 내리기도 싫다는 듯이 그냥 가자고 한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설쳐 댔으니 피곤할 만도 하다.

저녁에 Namib-Naukluft National Park캠핑장에 도착해도 Deadvlei의 여운이 남아서인지 모두 허탈해하는 표정이다. 샤워를 하고 각자 휴식을 취한 후 부시맨 가이드 투어를 했다. 현지 원주민이 직접 우리를 데리고 동물도 보여주고 독거미나 지네가 사는 곳을 보여 주는 현장체험이다. 해질녘 역시 황혼을 즐기다가 어두워 캠핑장에 돌아오니 멘지의 멋진 요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전기가 없는 곳으로 트럭의 전력과 태양열발전으로 얻은 전기로 겨우 주위를 밝힐 정도라서 별빛이 유난히 아름답다. 캠핑장 한구석에는 밤에 동물들이 와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워터홀(물웅덩이)을 만들어 놓았는데, 밤이면 꼭 동물이 온다고 해서 바에서 셰리를 마시면서 11시까지 동물을 기다렸으나 스프링복 몇 마리 외에는 오지를 않는다. 바 주인이 미안한 듯 엊그제 예상에 없던 비가 왔는데, 그 때문에 아마 동물들이 목이 마르지 않은 것 같다고 변명을 한다.


큐가 여기는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고 높은 고지대라 모기도 없기 때문에 텐트 밖에서 자도 된단다. 그 대신 혹시 동물이 오면 소리치지 말고 가만히만 있으면 스스로 간단다. 설마 위험한데 밖에서 자라고 할 리가 있겠나. 집사람은 텐트 안에서 자고 나는 텐트 옆에 매트리스를 깔고 누우니 밤하늘 별이 바로 코앞에 있다. 바람 때문인지 이슬도 없고 기온도 적당히 서늘해서 오랜 만에 숙면을 했다.

6일차에는 아침부터 모두 들떠 있다. 오늘과 내일은 텐트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지나면서 느낀 것이지만 노마드의 일정은 정말 절묘하다. 5일을 빡세게 돌리고 나서는 편안히 쉬고 빨래도 할 수 있도록 롯지에서 이틀의 휴가를 준다. 다시 4일을 빡세게 돌리고는 하루의 롯지숙박을 준다. 그리고 다시 이틀을 장장 1000km를 달리는데, 그때쯤이면 모두 지치기 때문에 고정텐트에서 이틀을 잔다. 고정텐트는 텐트에서 잠은 자지만 켐핑장에서 미리 쳐놓은 텐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많고 텐트도 더 편안하다. 그리고 3일을 다시 텐트 생활을 하고 마지막 하루는 호텔에서 재운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다.

아침에 출발해서 두 시간 남짓을 달리니 남회귀선(Tropic of Capricorn)이란다. 남회귀선이 뭐지? 옛날에 과학시간에 들은 적은 있는 것 같은데, 뭔가 지구의 자전 기울기하고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중에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남위 23도 27분에 위치한 선으로 지구가 23도 27분 만큼 기우뚱하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동지 때 남반구에서는 낮이 가장 길어지는데, 이 때 이 지역에서는 태양이 머리 위를 90도로 지나가 그림자 없는 때라고도 한단다. 여기서 Capricorn은 황도 12궁 중 하나인 염소자리를 뜻하는 것으로 이 별자리는 종교적 의미로 죽음을 통한 재생을 상징한다고 한다. 헨리 밀러라는 소설가가 남회귀선, 북회귀선을 써서 유명하다.


모두 사진을 찍느라 차에서 내려 법석을 떨고 아침에 각자 입맛대로 싸둔 샌드위치를 선채로 먹는다. 아마 일반 여행팀에서 이런 식으로 식사를 준다면 난리가 났을 터인데,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들이 없다. 하루의 스케줄이 빡빡한 것을 모두 다 잘 알고 있기도 하지만 몇 시간, 어떤 때는 며칠을 가도 사람 사는 동네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아프리카이기 때문에 이 정도 식사도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