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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없는 원내생 진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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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없는 원내생 진료실
  • 김정민 기자
  • 승인 2015.10.0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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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진료 건수 … 환자 유치 위한 악순환 반복

치과대학병원 내 원내생 진료실이 점차 줄어드는 환자 수로 시름을 더해가고 있다.

일정 수의 케이스를 채워야 하는 일부 학생들이 부족한 환자 수를 메우기 위해 직접 환자 유치에 나서거나 상담을 홍보하는 행위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본과 3학년의 경우 연간 50여 명의 스케일링과 Root Planing, PCI, 기공물 제작 등을 하고, 10여 명의 이내의 환자에게 발치, 치료, 크라운 주조 제작 등을 해야 한다.

실제로 일선 원내생진료실 현장에서 스케일링과 같은 진료는 환자 수를 쉽게 채우고 있으나 근관치료 환자는 거의 없는데다 이마저도 원내생들 간 경쟁이 심해 진료가 쉽지 않다.

한 치과대학 학생들은 지역아동센터, 노인요양시설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진행한 후 후속치료를 원내생 진료와 연계하도록 유도 하지만 연결되는 건수는 그리 많지 않다.

모 치과대학은 진료비의 일정 부분을 지원금으로 지급해 원내생 진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환자 유치를 위한 갖은 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A치과대학 학생은 “학생들이 직접 단기알바를 하면서 치료비를 마련해 지인 및 환자들이 원내생진료비를 감면받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다든가 내원환자의 보호자에게 무작정 찾아가 치료를 권유하는 등의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환자유인에 나서거나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치과의료기관 소속 구성원으로 의료법 위반에 해당되나 환자를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서로 쉬쉬하고 있다.

무조건 일정량의 케이스를 채우기 위한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고 있진 않다.

모 학생은 “아무리 저렴하게 진료를 하고, 치료의 마무리는 담당교수가 한다고 해도 환자들 사이에서 원내생 진료 자체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A치과대학 교수는 “지도교수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원내생진료실 활성화를 위해 환자들이 외래방문 전 필수적으로 거치는 1차 치료소로 지정하는 체계방안이나 원내생진료실이 교수들과 함께 안전한 치료를 하는 곳이라는 내용으로 홍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B치과대학 교수는 “대학병원은 3차 의료기관으로서 일정 수준이상의 의료 수준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환자분배를 할 수 없고, 모든 환자가 원내생진료실 등록을 하도록 할 순 없다”면서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우리 대학 보철과의 경우 크라운과 브릿지 치료환자에 한해 원내생진료실 우선 진료 프로토콜을 만들어 시행하고, 이를 다른 과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밖을 전전하면서까지 환자를 유치해야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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