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7:50 (월)
바이럴마케팅⓵ “나 파워블로거인데 교정비 내요?”
상태바
바이럴마케팅⓵ “나 파워블로거인데 교정비 내요?”
  • 정동훈기자
  • 승인 2014.07.30 1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치과 블로거 체험단 모집 기승에 ‘블랙컨슈머’ 양산 제 발등 찍나

#지난해 한 파워블로거가 홍보성 포스팅을 요구하는 치과의 글을 공개해 인터넷 상에 파문이 일었던 적이 있다.

ㅎ 치과에서 파워블로거 ○○에게 보낸 인터넷 쪽지에는 “심미적 치료 사진을 포스팅 해주고, 치아미용이라는 치아성형이나 치아교정, 치아미백 등의 사진을 같이 꼭 포스팅해줬으면 한다”며 “사례는 원장님이 달마다 30~50만원 아니면 치과 내원해서 치료 혜택을 주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적혀 있었다.

파워블로거가 블로그에 올린 글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평범한 주부, 직장인, 대학생 등 일반인이 영리목적 없이 솔직하게,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올린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라 신뢰도가 높다.

사람들이 치과를 갈 때나, 제품을 구입할 때나 음식을 먹으러 갈 때 병원이나 기업이 직접 하는 광고보다 일반인들이 올리는 추천 글을 믿고 따르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특히 병원 추천 글의 경우 그 믿음이 더 높다. 대부분 병원을 선택할 때 다른 정보보다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바로 나았다”, “이 병원이 임플란트 시술을 잘한다” 등 타인의 경험을 듣고 결정하곤 한다.

특히 최근 많은 사람이 간단한 생활정보는 물론, 복잡한 전문 지식까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병원 바이럴 마케팅 효과는 높은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과들 또한 마케팅 전략을 짤 때 블로그 마케팅 전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인 예가 입소문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이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파워블로거에게 심미치료나 임플란트와 같은 치과 치료를 받아보라고 권한다. 파워블로거가 치과를 방문해 간단한 리뷰라도 올리면 광고를 하는 것보다 방문 내원 빈도에 올라가는 영향이 커서다. 치과가 블로거 체험단을 모집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ㅁ치과는 올해 초 블로거와 함께하는 제 2기 서포터즈 이벤트를 진행해 블로그의 일일방문자와 품질지수에 차등을 둬서 치아교정이나 임플란트 등 치과치료비용에 혜택을 주는 체험단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일일방문자 수가 1000명 미만이면 할인율 20%, 2000명 미만이면 40%, 3000명 미만이면 50%, 4000명 미만이면 60%, 5000명 이상이면 70% 등이다.

또다른 ㄹ치과에서는 파워블로거 00를 내세워 광고를 하고 있다. 해당 치과는 “파워블로거○○○도 ㄹ△△치과를 믿고 치아교정을 진행하고 있다. 콤비교정으로 점점아름다워지는 모습을 ㄹ△△치과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라고 홍보한다.

당연히 네티즌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렸을 것이라고 생각한 병원 추천 글이 알고 보니 ‘병원에서 계획적으로 게재한 광고 글’이라면? 최근 상당수 병원들이 광고대행사 등을 통해 자발적인 후기처럼 꾸민 광고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H 의료광고업체 관계자는 “현재 대형 포털 지식사이트에 올라오는 병원 관련 질의응답의 90%는 실제 경험이 아닌 광고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홍보대행사들이 방송과 블로그를 결합시켜 더욱 과감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한 마케터는 모 치과의 블로그 홍보 시 치과 개원의를 소개팅 TV프로그램에 직접 출연시켜 ‘멘사출신인 치과 개원의’라고 밝힌 자료를 토대로 홍보콘텐츠를 제작해 블로그에 홍보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의 블로그 현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에는 네이버 2,850만개, 다음 800만개 등 총 3,650만개의 블로그가 있다. 블로그 가운데 영향력이 매우 뛰어나면 포털사이트에서 파워블로그로 지정해준다.

국내 파워블로그는 1,400여개로 전체 블로그의 0.0003% 수준이다.

파워블로거를 이용해 마케팅을 하는 의료기관도 문제지만 파워블로거들이 막대한 영향력과 신뢰도를 악용하면 파워블로거는 블랙컨슈머인 일명 ‘블랙블로거’로 변신한다.

블랙블로거가 노골적으로 치료 혜택만 달라면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악의적으로 병원의 나쁜 점만 블로그에 올리고 담당자들에게 “금품을 주면 글을 삭제해주겠다”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형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를 통해 포스팅하는 블로거의 경우 블로그 글 포스팅만으로 월 300만원~400만원을 번다고 했다. 그들 스스로 ‘블로그 마케터’로 부른다.

변질된 파워블로거들의 상업성에 국민들도 피해를 본다. 블랙블로거들의 악의적인 글에 속아 치과 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는 빼더라도 과잉진료 등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블로그에서 진행한 체험단 이벤트가 다른 치과에서 제대로 치료한 것보다 비싼 경우도 많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