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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치전원 출신 치의, ‘미운오리’로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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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치전원 출신 치의, ‘미운오리’로 남다
  • 정동훈기자
  • 승인 2014.02.28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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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은 나이와 출신 배경 등 가로막힌 장벽 높아

서른 넘은 나이와 출신 배경 등 가로막힌 장벽 높아“페이닥터 처음 시작 하면 600만원, 개원하면 수익 1500만원. 현 치과계 사정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말하는 이야기가 요즘에는 정말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 


“생활비 빼고 등록금, 교재비, 재료비 다 따지면 한 학기에 1천만 원 이상 나간다. 8학기 다 따지면 최소 8천 500만원. 감당이 안 돼 학자금대출까지 받으면 치과의사가 된다고 해도 현치과계 상황을 보면 눈앞이 깜깜하다”

연 1천만 원이 훌쩍 넘는 비싼 등록금을 치르고도 졸업 후 갈 곳이 없어진 젊은 치의들은 ‘페이닥터를 구하는 치과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그나마 일자리가 올라온다는 치협 구인구직 사이트와 치과의사 전용 인터넷 사이트의 구인/구직란를 보면서 마우스만 클릭한다.

취업문 굳게 잠기다  

모 치과의사 설문조사에 의하면 정규 공무원으로 근무할 의사가 있다는 예비 치과의사 또한  38%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새내기 치과의사들이 구직난으로 얼마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새내기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도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정부의 교육정책 실패와 장기화된 경기침체, 수가 덤핑, 치과의사 과잉 공급, 영리를 목적으로 한 대학 등의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치전원생들이 치과계에서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고 있다.

역량의 문제는 아니다. 치전원생들의 학습태도 및 성취도는 치과대학 졸업생과 비교해 균등하거나 더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실제로 교육부가 공개한 2009년 치과의사 국가시험 평균 점수만 놓고 보더라도 치전원 졸업생의 평균점수는 치과대학 졸업생의 평균 점수보다 9.6%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원가에서는 출신 대학 등 학연 네트워크가 중요한 의·치과 계열의 특성과 치과대학생에 비해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아 치전원생을 페이닥터로 고용하기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부의 통계에 의하면 치과대학생의 평균나이는 24.2세였으며, 치전원생은 28.6세였다.

결국 대형사무장치과로 

군필자가 많아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근무하면서 실제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조차 없기 때문에 개원의들은 나이 많은 새내기 치과의사들을 채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병역 이행 여부를 보면 치과대학생이 20%에 불과하지만 치전원생의 경우 이미 82%가 병역을 이행했다. 공보의가 부족한 현상을 방증하는 결과다.  

A 원장은 “최근 개원가가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진료 퀄리티와 서비스 강화를 위해 페이닥터를 두지 않고 혼자 상담하고 진료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며 “페이닥터를 구하는 치과가 줄어들고, 일부 구한다고 하더라도 동문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많아 치전원생들이 졸업 직후 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밝혔다. 

결국 치전원 졸업자들은 연 1천만 원이 훌쩍 넘는 비싼 등록금을 치르고도 페이가 낮은 수준이면서 파트타임, 고용불안정성이 높은 여러 악조건이 있어도 제대로 말 한마디 없이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고, 여기서도 낙오된 치전원 졸업생들은 대형사무장치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난관에 빠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금도 치전원생들은 ‘임상 술식이 부족하다’, ‘사무장치과에 들어가거나 덤핑 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등의 동료들의 인식들과 부딪히면서, 새로운 치과을 찾기위해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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