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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Ⅰ]새내기 치의 ‘워킹푸어’ 도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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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Ⅰ]새내기 치의 ‘워킹푸어’ 도래하나
  • 정동훈기자
  • 승인 2014.02.28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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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 배출 매년 증가에 취업률 하락 … 매스컴은 ‘장밋빛 포장’

바닥을 보이지 않는 개원가의 불황은 매해 800여 명씩 쏟아지는 새내기 치과의사들과 예비 치과의사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지난달 제 66회 치과의사 국가시험에서는 809명이 응시해 792명이 합격의 기쁨을 맞이했다. 응시자 기준 합격률은 97.9%. 매년 배출되는 치과의사 수는 지난 2011년(합격자 737명, 94.2%), 2012년(합격자 775명, 94.4%), 2013년(766명, 94.1%) 등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공급이 있으면 수요도 있어야 시장이 제대로 돌아간다. 최근 교과부가 발표한 치의학 전공자들의 취업률을 살펴보자.

취업률 5년 사이 10% 하락 

지난해 8월 교육부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2013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건강보험DB연계 취업 통계’를 발표했다.

통계 결과 대학과 일반대학원의 취업률에서 의약계열이 각각 71.1%와 85.0%로 가장 높았으며, 대학 전공별로는 의학 86.1%, 치의학 84.3%, 한의학 76.6%, 재활학 75.4% 등의 순위로, 일반대학원은 의학 89.5%, 간호학 89.1%, 한의학 85.3%, 치의학 85.0% 순으로 조사됐다.

일반/대학원 치의학 전공자들의 취업률이 각각 84.3%, 85.0%로 나타난 것에 대해 일부 매체에서는 치의학 전공의 취업률이 ‘고공행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신 보도했으며, 약학대학, 의치전원 전문 입시학원 등도 이런 보도를 인용해 홍보에 나섰으며, 결국 이공계 붕괴 현상을 더욱 가중 시키고 있다.

그러나 치의학 전공자들의 취업률이 실제로 ‘고공행진’ 했을까? 지난 2009년 일반/대학원 치의학 전공자들의 취업률은 각각 94.2%/88.1%.

불과 5년 만에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이 10% 떨어진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고용시장 비대칭’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치과의사의 수는 2009년 2만 415명, 2010년 2만 936명, 2012년 2만 1888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인구 천 명당 활동하는 치과의사의 수도 2009년 0.42명에서 2012년 0.44명으로 증가해 증가추이가 OECD 국가인 독일(0.05명)이나 일본(0.07명)에 비해 매우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우리의 미래

인력시장 포화에 따라 가장 울상 짓는 인력들은 역시 매년 막 졸업하는 사회 초년생 치과의사들이다. 개원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하고 있고, 페이닥터로의 활동을 희망하는 치과의사들이 늘어났지만,  대형사무장치과에서 근무했던 기존 페이닥터들까지 대거 흘러들어오면서  ‘엎친데, 덮친 격’이 돼버렸다.

치과의사 과잉 배출로 10여년 만에 치과계가 붕괴돼 치과가 편의점 보다 많고 치과의사 연봉 3천만 원 이하의 일본과 우리가 같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치과의사 배출을 조정하기 위해 올해 중으로 중장기적인 인력공급을 재검토해 교육부와 입학정원을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일본 정부 또한 각 치과대학의 입학정원을 줄였지만, 한번 증가한 치과는 줄어들지 않는 ‘하방 경직성’의 치과계가 지금껏 이어져 왔기 때문에 이런 해답이 국내 치과계의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지금도 매년 배출되는 젊은 치과의사들은 월 소득이 높지 않아서 아무리 일을 해도 현재의 빈곤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새로운 개념의 근로빈곤층(working poor)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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