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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 스케일링 불만도 ‘쓰나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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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 스케일링 불만도 ‘쓰나미급’
  • 정동훈기자
  • 승인 2013.09.13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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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화 빌미 환자 모시기 눈살 … 치과계 이미지 훼손 우려

“광고 보고 왔는데 원래 다녔던 곳보다 훨씬 무성의해요”, “1+1 이벤트 한다고 해서 여자 친구랑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나중에 다시 오래요”   

소셜커머스에 뜬 한 식당의 모습이 아니다. 최근 스케일링 할인 이벤트를 한다는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은 환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다. 

스케일링 급여화가 정부와 대중언론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국민들의 관심이 급증하니 여기에 큰 힘 안들이고 스케일링에 자극적인 단어 몇 가지만 섞어도 환자 증가를 몸소 체험하는 치과가 많다.

‘스케일링 1+1 이벤트’, ‘스케일링도 무통으로’, ‘스케일링 잘하는 곳’

스케일링이라는 말만 빼보면 소셜커머스에서나 봄직한 소비자 현혹 광고나 다름없을 정도로 스케일링 급여화 초기에 ‘스케일링’을 타깃 삼아 광고하는 치과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가격에만 치우친 마케팅으로 환자 유인에만 급급한 나머지 실제 예방치과의 의료행위 본질을 잊어버린 치과들로 인해 국민구강건강과 치과계 신뢰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격 이벤트들은 ‘스케일링 행위’ 단 하나에만 초점을 맞춘다. 자극적인 광고를 보고 온 환자들은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을 요구하고, 의료진도 당연하듯 스케일링 하나만 해주고 끝이다. 환자가 갑자기 밀리니 스케일링 시술은 소홀해지기 마련.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다른 치료시술을 덧붙인다. 스케일링이 미끼 상품으로 전락하는 셈이다.

서민치과로 홍보하고 있는 모 저수가치과 네트워크는 대형 포털 사이트 카페 등을 통해 VIP 진료 특별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7월 이후 일반 치과들은 연 1회만 스케일링 보험화가 적용되고 다음부터는 5~7만원의 돈을 내야하지만, 저수가 네트워크에서는 계속 무료라고 홍보하며, ‘VIP 예약 바로가기’ 메뉴까지 신설해 놓고 있었다.  

서울 L치과 원장은 “스케일링 급여화 이후 젊은 환자들이 치과를 많이 방문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치과에서는 환자들의 구강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생각은 없이 환자 모시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라며 “주변 치과에서 자극적인 마케팅으로 효과를 보자 주위 치과들도 따라하기 마케팅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케일링만 끝난다고 해서 모든 치료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환자에게 맞는 제대로 된 예방처치 계획이 필요하다.

발생된 치주질환의 주 원인이 국소적 요인인지 전신적 요인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치면세균막과 치석, 구강위생관리법, 정기적인 치면세마 등의 예방처치계획을 세워 치료를 하고,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치아우식증과 치주병의 주 원인은 치면세균막이기 때문에 치석제거만 해준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무분별한 스케일링은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모 교수는 “치과에서 치석제거만 해주고 환자를 돌려보내는 것은 고속도로에서 사고 나기만을 기다리는 견인차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환자를 유인할 수 있는 자극적인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다른 치과보다 수준 높은 진료를 해주고, 환자가 지속적으로 구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일 것이다.

정동훈기자 hun@dentalarir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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