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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감정노동 피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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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감정노동 피해를?
  • 구가혜 기자
  • 승인 2017.06.29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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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태 확인 위해 자가 진단으로 감정 직시

매일 수많은 환자를 상대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정노동에 노출된 치과 종사자들이 늘고 있어 치과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밝은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과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은 감정과 연결되며, 감정노동이 그 원인으로 주로 지목되고 있다.

치과계에서도 감정노동에 관한 문제와 그 위험 수준에 대한 경고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해 병원 노동자 2만9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서 47.6%라는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 근무 중 감정노동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서도 감정노동 강도 순위에서 치과위생사는 14위, 치과의사는 68위를 기록하며 매우 높은 감정노동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또한 감정노동이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융합적 영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감정노동이 많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고, 직무스트레스는 증가했다. 반대로 자아존중감이 높을 때 직무스트레스는 낮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감정노동은 근로자들의 감정을 억제함으로써 실제 감정으로부터 소외시켜 스트레스와 직무 불만족, 우울감 등 심리 건강에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20년 경력의 장은영 치과위생사는 “나 스스로 감정노동에 노출돼 있다는 걸 인식하고 내가 행복해야 환자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먼저 내 스스로 감정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육체적·심리적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이 오기 전에 스스로의 감정을 진단해보고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여성감정노동자인권가이드에 실린 ‘스트레스 자가진단 테스트<그림1 참조>’ 중 9가지 문항에서 5개 이상 해당한다면 감정노동 강도가 강한 편에 속하며, 7개 이상 해당한다면 전문가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치과위생사이자 색채미술 심리상담 1급 자격증을 취득한 김범신 치과위생사는 “색채미술을 통해 감정을 치유하고 다스리는 법을 공부하고 난 후 오히려 민원인을 대할 때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대화가 부드러워지는 것을 많이 느낀다”면서 “감정을 직시하고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것도 치유에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황영주(한국전문상담학회) 교수는 “감정노동자가 자신의 감정에 맞서고 감정을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그러나 현재 감정노동이 한국사회의 심각한 병이 된 만큼 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바라보는 개인적, 조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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