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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시리즈(14) 병원의 소리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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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시리즈(14) 병원의 소리⑴
  • 이종현 부장
  • 승인 2013.11.0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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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부장/ 로덴치과그룹 MSO (주)로덴포유

 

■ 우리 병원에서는 무슨 소리 가 들리나요?
가입 상담 차 어느 치과원장님과 약속을 잡아 방문하게 됐다. 먼 길을 운전하며 달려와 조금 피곤한 시간에 도착했다. 진료시간 끝날 즈음에 약속시간을 잡은 터라 버릇대로 30분 정도 일찍 도착하게 됐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 설 때 ‘삐삐~ 삐익’하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에 설치된 경보기였다. 누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울리게 된 전자음이 먼저 반겼다. 얼떨떨해진 저는 데스크로 다가가 실장으로 보이는 스텝에게 말을 건네려는 제스처를 취했고, 돌아오는 대답은 차가운 목소리의 ‘기다리세요’의 사무적인 말투였다.

잠깐 어디서 기다려야 할지를 생각하곤 터덜거리며 병원소파에 앉아 있었다. 직업병은 10여 분 동안 병원 내부를 관찰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병원내부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워 듣고 있었다.

매우 큰 음량으로 켜져 있는 TV는 아무도 보지 않고 있었고, 그 큰 TV소리 사이로 핸드피스의 ‘윙~’ 하는 소리, 그 큰 소리들 사이에서 더 큰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데스크의 스탭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제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소리의 근원지는 찾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 소리의 근원지를 확인하곤 당혹스러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고 그 후로는 항상 병원을 방문할 때 ‘그 소리’를 확인하는 사항으로 돼 버렸다.

그 소리의 근원지는 스탭들의 신발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소파에 앉아 있는 저에게 다가오는 스탭의 신발은 분명 과거에는 흰색이었을 신발로 앞부분이 보이는 끈으로 된 샌들이었다. 뒷부분의 끈을 발뒤꿈치에 고정시키는 구조였지만, 끈은 끊어져 샌들 뒷부분에 끌려 다니고 있었고, 밑창이 떨어져 걸을 때 마다 ‘짝짝’거리는 박수소리와 끈이 끌리는 ‘찍’ 소리가 아주 듣기 싫었다.

당황한 저는 원장실로 안내되어 들어갔고, 의자에서 일어서며 악수를 청하는 원장님의 발자국소리마저 귀에 울려올 때,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또 당황했다. 앞이 뻥 뚫린 검은 슬리퍼 한 쪽의 밴드가 반쯤 끊어져 박수소리를 내면서 저를 맞이하고 있었다.

혹시 눈을 감고 우리 치과 내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소리의 공포
치과는 소리가 참 많이 나는 의료기관이다. 핸드피스에서 나는 석션 소리 등 매우 귀에 거슬리는 고음의 기계음으로 무서운 곳의 대명사다. 소리는 눈을 감고 있을 땐 더 크게 들리게 된다. 치과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녹색 소공포에 얼굴을 가리는 동시에 청각은 매우 예민해 지게 된다. 그냥 들리던 핸드피스와 석션 소리는 환자의 공포감을 극도로 높이게 되는 아주 큰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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