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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교수의 공감] 수가 전쟁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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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교수의 공감] 수가 전쟁에 대한 단상
  • 박기호 교수
  • 승인 2013.11.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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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경희대학교치과대학 교정학교실) 교수

 

최근 불경기가 일년 이상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단기간 내에 경기가 좋아질 것 같은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치과를 경영하고 있는 동료들을 만나보면 한결 같이 치과계의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고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고 호소한다.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리 잡는데 고전하는 신규 원장뿐만 아니라 개원한 지 오래돼 주변에서는 꽤 알려진 원장들까지도 수입이 많이 줄어 긴축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병원까지도 이런 불경기에는 예외 없이 환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들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각종 경영 상담과 교정, 임플란트 연수회 등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경영 개선을 위한 여러 노력 가운데 진료 수가를 낮춰서 내원 환자를 늘리려는 치과의사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대학병원이 일반적으로 개원가보다는 수가가 높긴 하지만 7~8년 전만해도 대학병원과 개원가 사이에 치과 치료 수가가 많은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몇 년동안 대학병원의 수가는 조금씩 오르고 개원가의 수가는 점점 내려가다 보니 지금은 임플란트나 교정과 같은 비보험 수가가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몇 년 전만 해도 대학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은 대부분 진단과 치료를 시작했었는데 요즘은 비용 설명을 들으면 놀라서 돌아가는 환자들도 상당히 많고 가끔씩은 항의하는 환자들도 있다.

치료 수가를 낮추는 것이 경영 개선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어정쩡하게 수가를 낮추면 환자 수도 별로 증가하지 않고 수입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주위 개원의들에게 싫은 소리를 듣더라도 파격적으로 낮추는 경우에는 환자의 수가 많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언뜻 보기에는 환자가 넘치는 잘 나가는 치과로 생각될 수 있지만 환자 수에 비해 순수입이 크게 줄어들어 총수입만 많고 실질적으로는 별 실속 없는 치과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적절한 치과 진료비에 대한 기준은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치과 진료비가 높은 수준인지 낮은 수준인지에 대해서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달리 평가한다.

치과의사들은 대부분 과거처럼 환자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수가가 유지 되었으면 하지만 일반인들은 치과 진료비가 최대한 저렴했으면 하고 생각한다.

10년 전에는 개원가에서 일반적으로 임플란트가 200만원이 넘었었는데 지금은 150만원에도 못 미치고 심지어 수가가 100만원도 안 되는 치과들도 많이 생겨났다.

이처럼 10년 동안 물가는 많이 올랐는데 임플란트나 교정을 포함한 각종 치과 비보험 진료비가 몇 년 사이에 개원가에서 많이 내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반인들 중에는 치과 진료비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앞으로 훨씬 더 내려간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의 치료비에 대한 만족도를 완전히 채워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끊임 없이 수가 내리기 경쟁을 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개인적으로 수가 내리기 경쟁으로 환자를 만족시키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오히려 치과 진료의 질과 서비스를 통해 환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모두를 위해 더 나은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교정학교실 박기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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