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봉기 원장의 YOLO 라이프] 프라모델 & 건프라월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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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봉기 원장의 YOLO 라이프] 프라모델 & 건프라월드 中
  • 민봉기 원장
  • 승인 2020.06.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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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호에 이어

‘이렇게 했더니 망쳤다. 저렇게 해봤더니 좀 낫더라’

2003년 프라모델을 시작한 초기에 혼자 즐기는 것이 심심해서 개인 전자앨범을 만들고,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과 함께 좌충우돌 실패담을 올렸는데, 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그러다 결국 8,000명이나 모였고, 2005년에는 ‘민봉기의 건프라월드’라는 다음 카페가 탄생했다.

필자 개인 전자앨범으로 시작된 작은 사이트가 이제는 5만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대형 커뮤니티가 된 것이다. 그리고 매너리즘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조립 키트를 우승 상품으로 한 대회를 열었다. 2012년에는 대회 대신 결식아동 돕기 전시회를 열었다.

자신의 작품 자랑에서 멈추지 않고, 작품을 통해 더 많이 나누며, 다 함께 성장하는 의미에서였다. 그렇게 매년 필자 이름을 내걸고 대회를 열고 전시회를 하다 보니 운영진이 필요해서 회원 중에 운영진도 뽑았다. 지금은 20명의 운영진이 체계적으로 일하고 있지만, 한 명이 ‘가자!’ 하면 자연스럽게 다 같이 간다.

일본과의 차이점
일본의 경우 모형은 집에서 혼자 즐기는 ‘문화’인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판소리의 ‘판’의 문화가 있다. 다같이 즐기는 문화가 바로 한국의 고유한 문화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작품을 한 장소에서 ‘떼 샷’으로 전시할 수 있다.

이밖에도 오프라인 프라모델 매장 안에 시가지와 우주를 표현한 저희 디오라마 작품을 전시 중인데, 회원 20명, 운영진 10명, 총 30명이 한달에 한 번 만나서 1년 동안 만든다. 

하나의 작품 속에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보기만해도 재미있다. 그 과정에서 개개인이 성장하고, 모형의 즐거움을 알게 되는 장점도 있다. 집에서 상 하나 펼쳐놓고 혼자 만드는 것보다 다같이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즐겁기 때문이다.

필자는 운영자라고 해서 절대 혼자 잘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운영진이 거쳐갔고, 필자는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으니까. 중학교 2학년 때 카페에 가입해 필자에게 사인을 받았던 아이들이 어엿한 성인이 돼 운영진으로서 카페운영을 돕는 모습을 보면 제 자식을 키운 것처럼 뿌듯하다.

건프라월드의 목표
‘민봉기의 건프라월드’의 가장 큰 목적은 ‘건프라의 대중화’다. 로봇을 다룬다며 손가락질 받는 수많은 분이 창피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벌써 17년째 계몽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프라모델이 그저 장난감이라는 의식이 많다.

다행히 직업이 치과의사다 보니, 사람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었고, 그간 꾸준히 노력한 것이 쌓여 지금까지 오게 됐다. 필자 혼자만이 아니라 운영진과 함께 쌓아온 과정이다. 그 전에는 프라모델을 하기에 너무 힘든 환경이었다. 지금처럼 활발한 대외 활동을 통해 우리와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프라모델이 그냥 쉽게 만들어지는 작품이 아니라는 걸 전하고 싶다.

두번째 목적은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한국모형산업의 발전’이다. 10년 전부터 프라모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한국모형산업이 커지고 도색 재료나 도구의 질도 좋아졌다.

이제 프라모델은 일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본에 역수출될 정도로 국산 제품들이 발전했다. 프라모델을 한국적으로 즐길 방법이 하나둘씩 생겼다. 그래서 프라모델을 하는 사람들도 한국 모형을 가지고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 것에 시선을 돌렸으면 좋겠다. 작품에 한국의 색깔을 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어려운지 알지만, 언젠가 프라모델이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문화 아이콘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국내 모형관련 제품 개발에 참여하며 아이디어를 내고, 국내 모형 전문업체에서 협찬을 받고 전시도 하고 있다. 사실 예전만 해도 프라모델이 ‘여기까지’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지만, 이렇게 지금은 한국 모형산업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프라모델 문화가 일부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경제적인 대중화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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