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30 19:55 (화)
‘짝’ 찾고 싶어 서글픈 ‘3포세대’
상태바
‘짝’ 찾고 싶어 서글픈 ‘3포세대’
  • 정동훈기자
  • 승인 2014.04.04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젊은 치의, ‘신용대출 걱정’ 옛 말…구직난에 결혼도 걱정

# “솔직히 내가 전공한 과가 치과보다 위라고 생각하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 남자 사회자가 치과의사가 포함된 11명의 여자 의사들에게 물었다. 손들지 않은 2명을 빼면 ‘그렇게 생각한다’가 4명, ‘생각하지 않는다’가 4명. 이중 ‘그렇게 생각한다’에 손을 든 여의사의 멘트. “의사의 카테고리 안에 치과의사를 넣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의사인 남자친구가 치과의사인 여자친구한테 고백을 하며 말한다. “나는 결혼을 의사랑 하기로 정했지만, 너라면 치과의사라도 상관없어”

결코 웃지 못 할 이 대화는 얼마 전 방영된 일본 모 방송의 토크쇼에서 의사들이 출연해 나눈 이야기다.
방송 재미를 위해 과한 면이 없지 않지만 지위와 대우가 좋지 않은 일본 치과의사들의 현실을 보기에는 충분하다.

대한민국의 젊은 치과의사들은 이웃나라 토크쇼에 웃고 즐길 수 없다. 사회적 대우가 낮아진 자신들이 일본의 방송처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국내에서도 치과의 문을 안 닫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치과의사라는 이야기를 하는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젊은 치과의사들 사이에서 개업하기 위한 ‘신용대출’ 걱정은 언감생심, 결혼까지 걱정해야 되는 ‘3포세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나오고 있다.
 
‘3포세대’란 치솟는 물가, 학자금 대출, 취업난, 부동산 가격 등 경제적, 사회적 압박으로 ‘연애·결혼·출산’의 세 가지를 포기하는 젊은 세대를 일컫는다.


한 결혼정보회사는 미혼 공중보건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결혼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성혼을 위해 다채로운 콘셉트의 미팅파티, 웨딩 컨설팅 등 각종 결혼지원 혜택을 진행키로 했다.

결혼정보회사 회원들이 가장 우선으로 꼽는 이상형의 항목은 ‘평범하면서도 안정된 직장’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전문직’보다는 ‘보장된 정년’을 배우자감으로 고르고 있는 것이다.

한 결혼정보회사 매니저는 “누구나 자신보다 좀 더 조건 좋은 짝을 만나려 하는 경향이 있어 업체들이 그동안 ‘VIP’ 혹은 ‘First’ 클래스를 강조하다 보니 의사나 사시 통과자, 은행원이 인기를 높았으나시대에 따라 직업 선호도가 변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의사 중에서도 안과의사가, 공무원, 대기업 직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결혼정보회사가 최근 1년 내 가입한 회원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치과의사, 의사를 제치고 ‘공무원’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을 선호하는 이유도 ‘보장되는 정년’때문이다.

‘개업 5년차 치과의사 치킨집이나 열까’, ‘빚내 시작한 치과 헐값에 팔고…’, ‘20대 세무사 전관 출신에 밀려 어둠의 길로···’ 등의 언론 보도는 직업명 끝에 ‘사’가 들어간 전문직을 한때는 성공의 징표로 보던 시대의 환상을 걷어내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더불어 치과의사 과잉 공급으로 인한 젊은 치과의사들의 구직난은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경제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의 경향과 맞물려 ‘결혼 문’을 더욱 좁히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