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6:52 (금)
‘항혈전제’ 끊어야 하나요?
상태바
‘항혈전제’ 끊어야 하나요?
  • 박아현 기자
  • 승인 2019.07.24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혈전제 중단 ‘모호’…치과용 가이드라인 절실 공식 가이드라인 탄생으로 분쟁감소도 기대

노령환자가 늘어나면서 항혈전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항혈전제 복용 환자의 치료와 관리 문제가 개원가의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치과계에서는 이와 관련된 주의법과 처치법 등이 조금씩 알려져 왔지만, 정작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 않아 항혈전제 복용환자의 방문 시 치과의사들의 대처가 조금씩 달랐던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이전에는 지혈문제로 인해 수술을 하기 일주일여 전부터 아스피린 등의 항혈전제를 중단해야 한다는 통념이 존재했다. 때문에 치과수술을 원하는 환자가 먼저 약을 끊고 오거나 일부러 복용사실을 고지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 없이 약제를 중단하고 수술을 시행하는 것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고 강조한다.

한 개원의는 “예전에는 아스피린 중단 후 수술을 시행하는 일들도 있었지만 그건 예방적 차원에서 복용하는 경우 등 중단해도 지장이 없을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라며 “심혈관계질환자 등 질환에 따라 복용 중단 시 치명적일 수 있어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먼저 내과와 상의해 약 중단과 수술여부를 결정해야하고, 필요시 원내에서도 적극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의석(고려대구로병원) 교수는 “최근 노령환자와 더불어 순환기질환, 스텐트 시술이 늘어나면서 지속적으로 항혈전제를 투약해야 하는 환자 케이스가 증가했다. 개원가에서의 리퍼도 꾸준하다”면서 “수술 시 가급적이면 투약을 중단하지 않는 선에서 약제를 변경하거나 조절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과와의 긴밀한 협진이 중요하며 출혈성향과 환자의 메디컬 컨디션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실제 개원가에서의 대학병원 리퍼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항혈전제 복용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항혈전제 복용환자 관리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지적해 온 상황.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는 지난 3월 열린 학술대회에서 ‘항혈전제 투여 환자의 치과진료지침’을 최초로 발표했으며, 현재 대한심장학회와의 협업을 통한 가이드라인을 치과계에 공식 발표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가이드라인 제작의 한 축을 담당한 이정근(아주대치과병원) 교수는 “가이드라인의 근간은 치과의사들이 항혈전제 중단을 권유하지 않고 치료를 할 수 있게 한다는 데 있다”면서 “물론 내과와의 협진이 중요하지만 원내에서 채혈검사가 가능한 기준을 포함해 항혈전제의 분류부터 출혈성향의 파악, 관리 등 상세한 지침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치과치료는 대부분 출혈이 생기는 치료로, 우리가 늘 피부로 느끼는 치과의 전반적인 문제”라며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것은 출혈문제가 치과의사의 잘못이 아닌 환자의 고유한 성질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준다는 데도 의의가 있다. 따라서 개원가에서도 분쟁 등 법적 문제 발생의 우려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게 환자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그동안 치과계에서 필요성이 제기돼 왔던 항혈전제 가이드라인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면 개원가에서도 항혈전제 환자 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공식 발표를 앞둔 ‘항혈전제 투여 환자의 치과진료지침’은 진료실 벽에 붙여두고 참고할 수 있도록 한 에필로그와 보다 상세한 설명이 담긴 지침 두 가지 버전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