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교 등 사교육 현장에서나 볼 수 있던 슈퍼맘들의 자식사랑이 대학, 군대를 넘어 직장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동안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병·의원을 운영하는 가족경영, 원장의 아내가 경영에 참여하는 등의 이야기는 흔했지만, 부모가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도와주는 모습은 드물었다.
한 달 전 서울 번화가에 개원한 모 병원은 신규 개원가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환자가 많다. 대표 원장의 친절함, 스펙이 화려한 이유도 있겠지만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친절을 베푸는 조력자가 있기 때문이다.
신규 개원 환경이 어렵다보니 슈퍼맘들의 움직임이 병원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건물마다 빽빽한 병원, 심지어 같은 건물에도 동일한 진료과가 들어서 있으니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 중 하나인 것.
해당 병원 관계자는 “병원 오픈부터 어머니가 매일 오셔서 대기 중인 환자들에게 진료 만족도, 불편한 점 등을 물어보고 있다”며 “개선할 점이 있으면 바꾸자고 제안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특히 어르신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까지 소문이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옆 건물에서 개원한 같은 진료과와 전혀 상반된 대기실 풍경으로, 이제는 직장에서까지 부모의 영향력이 필요하다는 게 한편으로는 신규 개원 현장의 어려움을 대변해주는 모습이기도 하다.
올해 3년차인 모 개원의는 “치대 재학시절 전공 선택을 두고 부모와 의견 충돌하는 동기는 본 적 있다”며 “그 당시 대학까지 부모의 입김이 작용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직장에서도 부모의 치맛바람이 작용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일각에서는 헬리콥터맘들의 유별난 치맛바람이라고 핀잔을 주지만 신규 개원의 어려움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지독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씁쓸한 우리의 현실”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치열한 개원환경에 의사 엄마가 병원 관리 … 신규개원 어려움 반영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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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 병원에 해당하는 불법 운영이 아닌지 조사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