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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철 교수의 기묘한 이야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상상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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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철 교수의 기묘한 이야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상상의 힘
  • 박정철 교수
  • 승인 2015.11.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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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사실 같아서 수도 없이 회자되지만 막상 그 출처를 찾아보면 찾을 수 없는 허구의 이야기를 흔히 도시괴담 내지는 ‘Urban legend’라고들 한다.

최근에는 SNS의 영향력 덕분에 더더욱 이러한 이야기들이 쉽게 퍼지곤 하는 것 같다. 이러한 도시괴담 중 골프 치시는 분들이나 자기 계발서적을 많이 읽으신 분들은 잘 아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베트남 전쟁 포로로 7년 반 동안 독방 생활을 했던 조지 홀 대령에 대한 전설 아닌 전설을 들 수 있다.

무료한 독방 생활 속에서 삶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기 위해 그는 매일 4시간씩 상상 속의 골프 게임을 했고 바람 소리, 잔디의 느낌까지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컨디션이 좋은 날은 하루에 36홀을 돌고 풀려나기 전까지 무려 4천 라운드를 돌았다고 한다. 상상의 스윙을 통해 골프 연습을 한 그는 포로에서 풀려난 지 일주일만에 뉴올리언즈 오픈 골프 시합에 참가하여 76타를 치는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버전에 따라서 이름이 조지 홀이 되기도 하고 네스멧 소령이 되기도 하고, 풀려난 지 일주일이 되기도 하고 한 달이 되기도 하는 등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본질적인 메세지는 한결같다.

즉 ‘상상의 힘’을 통해 실제 골프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있었고 구체적인 상상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업무와 인생에서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적인 메세지다.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상상의 힘은 운동 영역에서 상당수 입증된 과학적인 내용이다.

골프라는 운동이 멘탈 플레이가 중요해서 그런지 골프에서는 특히 상상 훈련에 관한 연구가 많다. 한 연구에서는 퍼팅 전 공이 홀컵에 들어가는 상상을 한 군과 들어가지 않는 상상을 한 군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치도록 한 군을 비교한 바 있다 (Science and Golf IV: proceedings of the world scientific congress of golf 2002). 결과는 흥미롭게도 긍정적인 상상을 한 군에서 퍼팅 에러의 확률이 훨씬 낮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단순 상상 근육 운동만으로도 근력의 강도가 증가됐다는 연구 역시 존재한다(Journal of
Neurophysiology 2014 The power of mind: the cortex as a critical determinant of muscle strength/weakness).
상상만으로도 몸이 반응을 하고 변화를 보인다니 기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동일한 원리로 수술 능력 역시 상상 수술,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 중요한 점은 그 상상의 시점이 3인칭 시점이 아닌 1인칭 시점이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판막을 거상하고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과정을 제3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시점으로 상상을 해서는 효과가 없고, 술자가 되어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시점에서 상상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에 착안해 최근 외과 영역에서는 가상현실을 통해 수술방에서의 작업 능률을 개선시키는 연구가 진행됐고, 그 결과 가상현실을 통한 트레이닝이 실제 수술능력을 유의성 있게 향상시킬 수 있음이 관찰됐다(Ann Surg. 2002 Virtual Reality Training Improves Operating Room Performance).

△ 가상현실용 헤드마운트 '모피어스'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게임 '섬머레슨'의 한장면


얼마 전 소니가 개발 중인 ‘모피어스’라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용 시뮬레이션 게임이 세계최대 게임쇼 E3 2015에서 소개됐다. 마치 눈앞에서 여자친구가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컨셉인데 이러한 기술력이 적용돼 학부수업이나 연수회에서 모두들 가상현실용 안경을 착용하고 1인칭 관점에서 수술에 함께 동참하는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이 등장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상상이 가진 힘, 그리고 그 상상을 가능케 하는 상상의 힘. 결국 세상은 꿈꾸는 자가 이끌어 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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