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2:25 (월)
[박기호 교수의 공감]선택의 중요성
상태바
[박기호 교수의 공감]선택의 중요성
  • 박기호 교수
  • 승인 2015.07.09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자는 올해 치전원 1학년 부담임을 맡게 되면서 학생들과 개인적으로 친해지게 됐다.

과거 치의예과 시절과는 달리 치전원 학생들은 20대 중반의 학생, 명문 공대를 졸업한 학생을 비롯해 국내 최고의 대기업에서 부장까지 하다가 치전원 1학년으로 들어 온 40살이 넘은 학생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느끼게 된다.

위에 얘기했던 마흔이 넘은 치전원생이 20여 년 전에 공대가 아닌 치대를 선택했더라면, 공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 한 후 오래되지 않아 진로를 바꿨더라면, 40살이 넘어서 치전원에 들어오는 모험을 하는 대신 끝까지 대기업에 남아 있었더라면, 그 학생은 최종적으로 다른 모습으로 노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개인별로 성격이나 처한 상황 등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어떠한 선택이 더 옳았다고 말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인생에 있어 몇 번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있었던 것 같다.

첫 번째는 고 3때 전기 대학 입시에서 공과대학을 지원했다가 불합격했을 때였다.

가길 원했던 공과대학은 전기만 모집했기 때문에 후기로 모집하는 대학 중에 입시성적이 가장 높았던 치과대학이나 의과대학으로 지원을 할 것인가, 재수를 할 것인가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마지막 학력고사 세대라서 재수를 하면 수능이라는 낯선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고 주위 선배들의 조언도 고려해 결국 치과대학으로 방향을 잡게 됐다. 20여 년 전의 그 선택으로 인해 필자는 평생 치과의사로서의 길을 가게 됐다.

두 번째는 교정과 수련을 마치고 페이닥터를 하면서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데 지도교수님으로부터 공직의 길을 권유 받았을 때였다.

그 당시 개인적 성향상 개원의나 교수나 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곤 했었다. 가족 모임에서 상의했을 때 고등학교 교사이셨던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면서 공직의 길을 적극 지지해 주셨고 필자의 아내는 당시에 상견례만 했던 상태였는데 페이닥터 시절에 비해 수입이 4분의 1밖에 안 되는 몇 년간의 임상강사 생활을 함께 해 주기로 동의해 줬다. 그렇게 가족들의 지지로 인해 임상강사 생활 이후 지금까지 교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치과계의 선·후배들이 접하게 되는 선택의 순간들이 대부분 유사한 것 같다. 치과의사가 되고 나면 전문의 과정을 거칠 것인지, 페이닥터를 할 것인지, 바로 개원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고 전문의 과정을 끝낸 경우라면 계속 대학에 남아 교수의 길을 갈 것인지, 개원을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개원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단독 개원할 것인지, 공동 개원할 것인지, 어느 지역에서 개원할 것인지 등을 선택해야 한다.

몇 년 전『108가지 결정 한국인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에는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결정이라고 누구나 예상하고 인정하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비롯해 기원전 194년 ‘위만의 쿠테타’부터 2005년 ‘부계성 강제조항 폐지’까지 사이에 한국의 운명을 좌지우지 했던 크나 큰 결정들이 나와 있다.

누구나 인생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사소한 결정 일 수도 있고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결정일 수도 있다.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역사를 뒤바꿀 정도로 큰 결정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을 결정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고 후회 없는 선택이란 있을 수 없지만 한 때의 잘못된 결정이 개인과 나라를 성공이나 멸망으로 이끌 수도 있으니 늘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몇몇 역사학자들은 결정적 순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이후 그 선택한 일이 잘 이루어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도 그 선택이 옳은 것으로 평가받도록 하는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한다.
안 그래도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되는 치과의 불경기에 작년의 세월호사건, 최근의 메르스 여파로 치과계가 더욱 위축된 것 같다. 이럴 때 일수록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때 더욱 고민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게 되든 그 선택한 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결국 그 선택은 옳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면 좀 더 선택에 자신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어려운 상황들로 인해 어깨가 쳐져 있는 치과계 후배들의 큰 웃음을 들을 수 있는 치과계의 호황이 다시 한 번 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