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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Player] 볼프스부르크 바스 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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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Player] 볼프스부르크 바스 도스트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5.03.12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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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타깃형 스트라이커’ 진화 중

현대축구에서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역할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전후방을 아우르는 압박의 전술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센터포워드 정도는 쉽게 고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최전방에 스트라이커를 두지 않는 펄스나인(False-Nine) 전술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이때 혜성같이 등장한 선수가 있다. 지난달 14일 레버쿠젠전 4골을 포함해 최근 9경기 13골을 꽂아 넣으며 2014/15 시즌 후반기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볼프스부르크의 바스 도스트이다.

최근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그가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이유를 짚어본다.

▲ 바스 도스트(볼프스부르크) ⓒ골닷컴
수비수를 따돌리는 움직임
도스트를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정의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가 전방에서 공을 끌며 싸워주거나 제공권 다툼에 매진하는 전봇대 스타일의 공격수는 아니다. 오히려 공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영리하게 수비수를 벗겨내는 데에 더욱 특화돼 있다. 그래서 경기 중 쉽게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지만 어김없이 골로써 빛을 발한다.

분데스리가 22라운드 베를린과의 홈경기에서 터진 두 번째 골이 이 순간적인 면모를 잘 보여준다. 나우두의 중거리슛이 골대에 맞고 나왔을 때 중앙수비수 헤겔러는 공만 보고 있었는데 그의 눈앞에 도스트가 갑자기 나타나 쏜살같이 골로 연결해버렸다. 뒤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기회를 엿보다 순간적으로 수비수의 등 쪽으로 들어가 공을 탈취해버린 것이었다.

영리한 공간 침투
바스 도스트는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즐기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결정적인 상황을 맞이할 때 늘 수비와 일정 간격을 지킨 채로 움직인다. 하지만 간격을 지킨다 해도 찬스와 상관없는 곳에 머물러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바스 도스트는 수비수와 부딪히지 않으면서도 찬스가 생기는 곳으로 침투할 수 있는 선수다. 순간스피드와 함께 포백라인을 무너뜨리는 데 도가 텄다.

스포르팅 리스본과 맞붙었던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경기를 들여다보자. 측면에서 어슬렁대다가 공을 잡고 있던 중앙미드필더 나우두에게 상대 수비들의 시선이 쏠리자 순간적으로 빈틈으로 파고들어 자기 공간을 만들고 거기서 공을 받아 가볍게 밀어 넣었다. 투박하기만 한 줄로 오해받기 쉬운 그가 라인브레이킹도 뛰어나다는 점을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깔끔한 슈팅과 골 본능
도스트의 골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그의 진면모는 동료들이 띄워주는 크로스를 맛깔나게 받아먹는 데 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동료의 공이 자신의 신체부위 어디로 올 지를 정확히 알고 그에 따라 위치 선정을 분명히 해줘야 한다. 순간스피드를 살려 골을 넣을 위치를 점유하면서도 허벅지나 발목에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고 가볍게 톡 차 넣는 슈팅 또한 일품이다.

분데스리가 21라운드에서 레버쿠젠과 맞붙으며 몰아친 1경기 4골 모두 바로 이렇게 들어갔다. 6분 만에 멀찍이서 날아온 비아이리나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으로, 29분 데브라이너의 측면크로스를 바깥발로 살짝 방향만 바꿔 넣었다. 이어 64분에는 로드리게스의 크로스를, 경기종료 직전 역시 비아이리나의 크로스를 긴 다리를 갖다 대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로써 그는 이 경기에서 팀을 5-4 승리로 이끌며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무력화했다.

3월 2일 브레멘전 2골 1도움
그의 이러한 장점은 3월 2일 벌어진 베르더 브레멘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났다. 48분 측면으로 길게 빠져들어간 공이 상대 수비수에 흘러 측면에 있던 데브라이너에게 연결되자 미드필드에 위치했던 도스트는 재빠르게 상대 미드필더를 따돌린 채 중앙수비 2명 사이로 들어가 가볍게 골을 받아 넣었다. 51분에도 일찌감치 공을 받기 좋은 장소로 뛰어 들어가 손쉽게 데브라이너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했으며, 그 직후에는 순간 스피드로 포백라인을 무너뜨린 뒤 1대1 상황을 만들고는 번뜩이는 로빙 패스로 가볍게 도움까지 기록했다.

그의 플레이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간결하고 영리하다. 공격수로서 필요한 움직임의 강약조절이 분명해 쓸데없이 전방에서 체력을 낭비하지 않는다. 조용히 잠복해 있다가 기회가 올 때 무섭게 달려들어 상대팀에 비수를 꽂는 모습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2012/13시즌 분데스리가에 입성 후 그간 부침에 시달려왔지만 올해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리가 득점 3위로까지 치고 올라온 바스 도스트. 그의 본격적인 고공 행진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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