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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프레스치과 김우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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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프레스치과 김우성 원장
  • 최유미 기자
  • 승인 2015.01.29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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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 두 잔 줄이면 봉사의 마음은 더 커진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중증장애인들은 치과치료가 절실합니다. 치아가 없어서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 스마일재단을 통한 보철지원사업으로 이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스마일재단 창립 멤버 김우성(프레스치과) 원장은 치과의사로서의 삶 자체가 ‘나눔’으로 점철된 대표적 인물이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치과의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 그가 강조하는 나눔의 철학을 치과계가 더욱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운명같은 봉사의 시작
김 원장은 치과대학에 입학해 산악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진료봉사를 처음 시작했다. 배낭에 각종 의료장비를 넣고 산에 오른 뒤 내려오는 길에 초등학교에 들러 진료를 해준 것이다.

김 원장은 “1963년 태백산을 오른 후에 내려오면서 초등학교를 방문해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치도 해주고, 간단한 진료를 해준 게 봉사의 시작이었다”면서 “그때는 이렇게 동네에 치과가 많은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산간지역은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러나 이런 진료봉사의 경우 일회성으로 그치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쓰였다”며 “치과치료라는 것이 완전치료를 위해서는 몇 회가 될지, 몇 달이 걸릴지 모를 정도로 한 번에 모든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부터 제대로 된 봉사를 계획한 김 원장은 10여 년 전 일일교사로 특수학교를 방문하면서 장애인진료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특수학교를 가보니 정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이 많아 놀랐다”면서 “의료수준이 아무리 높아져도 저소득층 중증장애인들은 여전히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한 현실을 보고 본격적으로 이들을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뜻을 같이한 여러 치과의사가 설립한 스마일재단. 벌써 12주년을 맞이한 스마일재단은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중증장애인들이 일회성의 진료봉사가 아닌 완전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진료봉사를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고, 이를 관리해야 하는 곳이 필요했기 때문에 법인체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치과의사들은 후원을 통해 이들을 돕거나 네트워크로 가입해 직접 재능기부로 치료를 해주고 있죠. 지방에 사는 환자들을 매번 서울까지 올라와 진료 받으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네트워크 참여 치과가 정말 중요합니다”

한정된 예산에 환자는 많아 고민인 김 원장은 만나는 후배, 동료 치과의사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동료 치과의사들을 만날 때마다 외치는 ‘라떼 두 잔’이라는 말이 있어요. 보통 카페에 가면 커피를 사먹는데, 라떼가  5000원 정도 하잖아요. 이 라떼 두 잔이면 1만 원이니까, 한 달에 라떼 두 잔만 마시지 말고 후원에 동참하라는 것이죠”

이렇듯 김 원장이 후원과 진료를 통한 재능기부를 강조하는 이유는 봉사를 위한 것도 있지만 치과의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최근 치과 간의 과당경쟁으로 치과의사의 위상이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것을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다”면서 “치과의사들이 기부도 하고 진료봉사도 하면서 환자에게 먹는 즐거움을 안겨주고, 이를 보며 보람을 느끼는 진정한 가치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사는 삶 살아야
치과의사 수가 늘고, 치과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한 건물에 여러 치과도 이제 흔한 풍경이다. 이로 인해 같은 치과의사들끼리 서로 과당경쟁을 통해 환자를 빼앗고, 매출을 올리는 데에만 힘쓰는 일부 치과의사들도 있다.

김 원장은 “옛날에는 치과의사는 돈을 버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진 적이 없었다”면서 “그저 동네에서 함께 생활하며 치료해주고, 인생의 곡선을 함께 사는 게 치과의사의 삶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요즘 후배들은 개업과 동시에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쟁의식으로 인테리어나 장비에 오버투자해 이 손실을 환자로 메꾸려고 하니 과잉진료를 하게 되고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경쟁의식에만 도취돼 봉사하는 삶을 잊고 사는 치과의사들도 많을 것”이라며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여유와 봉사의 기쁨을 가지며 동네 사람들과 어우러져 한 동네의 구성원으로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내면 실패할 일이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치과의사가 돈을 번다는 것은 실패한 인생이라는 김 원장. 돈을 번다는 것은 치과의사의 사명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원장은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직업”이라며 “아픈 걸 치료해주는 진정한 치과의사로서의 삶을 영위하면 큰 돈을 벌지는 못하더라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평하게, 평범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면 되는 것”이라며 “경영에만 눈이 멀면 결국 의료인으로서 가진 자존심은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외국에서는 수명이 제일 짧은 직업군이 치과의사라고 하더군요.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그만큼 어려운데 투자한 만큼 회수하려고 무리하게 진료를 보니 정신적인 피로감도 같이 올 것입니다.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동네치과로서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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