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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도 갑질로 몸살 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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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도 갑질로 몸살 앓아
  • 정동훈기자
  • 승인 2015.01.15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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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환자 ‘슈퍼갑’ 행세 … 감정 노동 심해 진료 마비도

최근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갑질 논란’에 치과도 빠질 수 없다. 돈을 지불하는 환자라는 이유로 원장이나 직원에게 폭행을 가하거나 도를 넘는 수준의 횡포가 연이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A 원장은 환자에게 엔도 후 브릿지 치료를 시행했다. 7개월이 지난 후 치과를 찾은 환자는 이 씌운 곳이 아프고, 염증이 있다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골수염이나 골수암일 수 있다고 했다”며 원장을 밀치고 삿대질 하며 욕을 했다.

그러나 환자가 병원 두 곳을 다니며 받은 소견서은 만성치주염. 환자는 치료비 120만원 과교통비 소견서 10만원을 더해 130만원을 요구했다.

A 원장은 계속된 환자의 욕설과 협박에 130만원을 환자에게 돌려줬다.

치과의 가장 큰 고충은 이른바 ‘진상(진짜 밉상의 준말)’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말도 안 되는 요구는 기본. 정중한 답변에도 막무가내로 소리칠 때의 난감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폭언이나 욕설이 오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심지어는 협박이나 폭행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유도 가지가지다. 치료비가 비싸게 나왔다며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요새 무료 주차가 안되는 병원이 어디있냐”며 소리를 지른다.

개원가에서 환자의 갑질이 일상의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갑질이 재벌가나 사회기득권층의 전유물로 간주됐으나 실상은 평범한 공동체 구성원들 간에 알게 모르게 갑을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것이 병원을 찾는 고객의 입장에 있든, 의료라는 공적 서비스를 소비하는 시민의 입장에 있든, 그동안 을로 생각되어진 사람들이 언제든지 미필적 갑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개인의 이익을 다투는 문제에 있어서, 치료를 약속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환자들이 갑으로 행세하는 현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치과의사와 직원들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항상 예의 바른 언어와 행동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감정을 숨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환자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아야 하는 데다 폭언에 무방비로 노출되다 보니 늘 스트레스가 쌓일 수 밖에 없다. 지속적이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과실, 결근, 이직을 초래하기도 한다. 

‘환자에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치과의 슬로건이 씁쓸하게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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