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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강동경희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이성복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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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강동경희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이성복 병원장
  • 최유미 기자
  • 승인 2014.05.08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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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마음을 손끝으로 표현하는 의사 되길”

“인생을 아마추어로 사느냐, 프로로 사느냐에 따라 삶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확인하고 전문 과목을 가져 남들보다 뛰어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성복 병원장은 경희대학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면서 다양한 저서를 통해 많은 임상의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논문을 발표하다삶을 돌아본 그때가 45세. 이제야 비로소 환자와의 소통도 잘 되고 뭔가를 깨닫게 된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때부터가 진정한 치과의사의 삶인 것 같다고 이 병원장은 말했다.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미래를 내다보고 자신이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라고 말을 한다. 단순히 돈을 쫓아가는 것은 치과의사로서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기왕 어려운 공부를 하는데 남들보다 우수하고 잘나가야지 않겠나”

이 병원장은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며 전문의로서 자리 잡기까지는 최소한 10년은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10년 정도는 집중해 공부를 더 해야 남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입장이 될 수 있다”면서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말을 들어 온 나 자신도 10년을 공부하니 이제야 정의를 확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빨리 졸업해 개원하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의술을 행하는 의사가 아닌 사업가로서의 자세라고 이 병원장은 일침을 가했다. 어떤 것에 집중을 해야 만족을 할 수 있을지는 본인이 판단하겠지만 치과의사로서 직업에 대한 만족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병원장은 “병원이 비즈니스 마인드로 운영되면 돈벌이에만 집중하게 된다”며 “환자를 보는건 비즈니스만으로는 되지 않고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의학을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이 병원장은 인문학을 멀리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철학을 가지라

생명, 사람을 다루는 의사 자신이 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오히려 위험한 병기로 전락할 수 있다고.

이 병원장은 “사실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곳은 거의 없다”면서 “그렇지만 모든 학문은 철학으로 통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틈틈이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이런 부분이 녹아들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치의학도 물론 강의하지만 최근에는 인문학 강의도 많이 하고 있다. QI와 같은 질 향상 활동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데, 인문학 강의를 하니 옛날 기분이 되살아나면서 한 번 더 마음을 다지게 된다”

강의를 하다보니 치과대학 학생들과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과의 차이점을 발견하게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첫 대학생활을 하는 치대생들은 순수하게 지식을 받아들이고 끈끈한 동문회로 뭉치는 반면, 치전원생들은 이미 대학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컴팩트하게 공부를 잘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이 병원장은 “마음이 따뜻한 치과의사가 되고 그것을 손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치전원생들이 그렇게 해줄지는 미지수”라며 “졸업 후 차갑게 돌변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결국 중심은 ‘임상’

최근 트렌드를 보면 임상이나 연구 분야의 논문이 천편일률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는 실제 인체를 동원해 연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윤리위원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져 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많은 연구자들이 세포연구나 시약을 구입해 변형시키는 실험실적인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틀에 박힌 연구들만 하니 재미도 없고 다양성이 떨어진다”

SCI 연구실적에만 매진해 천편일률적인 실험방법만을 만들어내고 임상연구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병원장은 “이 상태가 지속되면 ‘자전거를 타는 방법은 아는데 실제 타지 못하는 상황’처럼 이론에만 능통하고 임상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얼마 전까지 미국 의학계의 양상이 그래왔는데 우리나라도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국내 치의학은 디지털 덴티스트리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는 술식을 행하는데 있어 의사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해줄 것이다.

이 병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화되면 자신이 손재주가 떨어져도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치의학은 Art & Science로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이 발달한다고 해서 아트가 죽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이 발전했을 때 아트도 같이 발전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다.

“디지털이 발달하면 할수록 확실히 편리하긴 할 것이다. 그러나 구강을 최종으로 확인하고 치료를 하는 것인 술자 자신이기 때문에 기계에 의존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치과의사를 꿈꾸는 많은 후배들에게 이 병원장은 자신의 자질을 키우라고 강조했다.

“치과의사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자질을 키우려 노력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며 마음 씀씀이도 예쁘게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동료가 동료를 짓밟고 올라서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우리 모두를 망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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