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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에 고개 숙인 한의원 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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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에 고개 숙인 한의원 꼴나나
  • 정동훈기자
  • 승인 2014.04.25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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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용품에 주객 전도 … 구강관리용품 범람이 치과 방문에 영향

한의사들의 주요 수입원이던 보약 판매가 급감한 지 오래다.

홍삼 등 건강보조식품이 범람하고,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양방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오면서 기초체력 강화를 위한 보약으로 매출을 올리던 한의계는 치명상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한의계의 침몰에 치과계 또한 멀뚱히 바라만 보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최근 구강관리용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관련 업체에서는 분야별로 다양한 종류의 구강관리용품을 선보이고, 소비자 역시 스스로에게 필요한 구강관리용품의 사용을 원하면서 구강관리용품 시장은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간편하고 안전한 세정기와 샤워기만 있으면 구강이 건강!’, ‘워터스켈링, 강력한 맥동수류로 잇몸과 치아의 이물질을 제거’, ‘미국 식품의약청 등록 임산부 전용 칫솔세트!’

인터넷 쇼핑몰과 오픈마켓에서 팔고 있는 구강관리용품에 대한 광고 카피들이다.
최근 이처럼 검증되지 않은 제품 및 허위 및 과장광고의 난립이 국민들의 치과 방문을 줄이는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구강관리용품 광고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환경정의시민연대가 426명의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강청결제 광고를 보고 ‘꼭 써야겠다’고 대답한 경우가 69%를 넘었다.
치과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편리성을 이유로 이들 제품의 소비가 늘어나는데 광고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특히 제품 사용 시 정확한 용법과 용량을 모른 체 과거에 사용했던 경험이나 습관에 의존한다는 대답 또한 과반수가 넘었다.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구강관리용품 판매 등록 건수는 칫솔 40만 9218건, 치약 21만 7383건, 구강청결제 2만 6583건에 달한다.

특히 소비자들은 치과보다 약국이나 대형 창고형 마켓,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구강용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실시 후 약국은 약사가 조제할 동안 소비자가 ‘윈도쇼핑’을 할 수 있는 편의점식 ‘드러그스토어’로 변모하면서 치약, 칫솔, 가정용 스케일러 등 구강관리용품을 주요 품목으로 취급해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약국에서 구강관리용품을 구입해도 약사가 제품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고, 과학적으로 효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무해 소비자들도 어떤 구강용품이 제대로 효능을 갖춘 구강용품인지 전혀 알 수 없다.

검증되지 않은 구강용품의 난립은 치과계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과는 구강관리용품 중 질 좋은 제품을 가려내 환자에게 제공하고, 환자는 사용법을 숙지해 올바른 적용을 할 수 있는 관계 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울대치과병원과 연세대치과병원 내의 구강위생용품 전시실이 좋은 예다.

전시실에는 치과위생사들이 상주해 제품판매 외에도 구강관리용품 사용 시 올바른 구강건강 관리법을 설명해 환자 스스로 구강건강관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치과와 환자가 이런 관계를 맺는 경우는 아직까지 드문 것이 사실이다.

치과가 예방관리보다는 재활에만 중시한 사이 구강관리용품이 ‘적과의 동침’이 될지, ‘동반성장하는 파트너’가 될지는 앞으로의 치과계의 철저한 준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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