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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분 없는 학회 통합 꼭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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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분 없는 학회 통합 꼭 해야 하나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3.07.05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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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이하 이식학회)와 대한구강악안면임프란트학회(이하 카오미) 간 통합 논의가 카오미 분과학회 인준 후 다시 탄력 받는 듯 했으나 양측이 전혀 다른 추진 방식을 내놓고 있어 과연 통합에 대한 의지가 있는 건지 묻고 싶다.
 

양측의 의견서를 보면 이식학회는 통합학회 회칙 제정과 학회조직 및 학회재산에 대한 통합 의견 수립 등 우선 현실적인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입장이고, 카오미는 우선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하돼 사안별로 공동사업을 기획하는 등 교류 기회를 늘려가면서 실현가능한 것부터 점진적으로 통합하자는 입장이다.

이식학회는 말 그대로 두 학회를 먼저 하나로 ‘통합’해서 시작하자는 것이고, 카오미는 천천히 단계적으로 합쳐 가자는 것인데, 이렇게 양 학회가 ‘통합’의 시작부터 다르게 출발하고 있으니 공통된 추진 방식을 기대한 것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양 학회가 이렇게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하는데 만도 8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것도 상이한 방식으로. 사실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측됐던 일이다. 양측이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통합을 추진한 것이 아니라 치협 대의원총회 권고사안으로 어쩔 수 없이(?) 추진한 것이니 당연히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양 학회를 탓할 수만도 없는 일이다. 권고 당시는 인준학회와 비인준학회 관계였고 관련 학회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회원들의 통합 요구가 컸지만 그것은 8년 전 얘기다. 때문에 왜 지금도 ‘통합’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회의적이다.

이미 ‘유사학회는 인준을 받을 수 없다’는 치협의 정관규정도 그 의미가 퇴색돼 버린 지금 굳이 같은 과목이라는 이유만으로 통합을 하려는 것은 이미 명분과 당위성을 잃었다. 
 

그야말로 학술활동이란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일이며 같은 분야 학문이더라도 마음 맞고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공부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있다. 더욱이 카오미 인준과정에서 양 학회의 감정싸움이 법적으로까지 비화된 상황에서 통합 논의는 어떻게 보면 ‘눈 가리고 아웅 식’이 될 공산이 크다.
 

결과가 뻔한 일에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는 것 보다 각 학회 자율에 맡겨 차라리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이 학회와 학문 발전에 훨씬 도움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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