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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악환자 성형외과가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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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악환자 성형외과가 ‘싹쓸이’
  • 정동훈기자
  • 승인 2013.07.04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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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환자 유치 치과는 뒷짐…고유영역까지 침범 우려

지난달 14일 강남에 위치한 A 성형외과에 중국인 관광객 10여명이 내원했다. 턱교정수술 이른바 양악수술을 받기 위해서다. 한국인 통역사도 같이 자리했지만 병원 내에서는 따로 할 일이 없었다. 데스크의 코디네이터가 유창한 중국어로 환자들과 일대일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중국 관광객들은 만족한다는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치과계가 ‘의료관광’, ‘외국인 환자 유치’를 우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로 치부하는 사이 자칫하다가는 치과 시술이 필요한 해외환자 조차 성형외과에 내주게 될 판이다. 

지난 2009년 5월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이 정부 주도로 본격 시작된 후 해외 의료관광객 수와 진료수익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강남에 위치한 대부분의 성형외과는 외국인 환자를 위해 해외 여러 나라의 환율정보 표시장치와 한류 연예인이 모델로 나와 있는 홍보 책자를 상시 비치하고 있으며, 전화상담 및 이메일, 메신저 상담은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 일본, 러시아, 몽골어가 가능하다.

강남의 성형외과를 찾는 외국인 환자들은 주로 중국인이다. 한류 연예인들의 영향을 받아 양악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그러나 일부 특정 치과를 제외하곤 치과계가 의료관광에 적극적이지 않다 보니 치과 환자마저 메디컬 측에 뺏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해외환자를 유치해서 어떤 진료를 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부터 부족해 인적 인프라 및 외국인을 위한 진료 패키지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해외 환자가 국내에 입국해 진료 받을 수 있는 턱교정수술, 치열교정, 임플란트, 치아미백, 심미보철 등에 특화된 치과의료센터 육성 및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

해외 환자 진료를 하고 있는 치과들도 적극적으로 해외환자를 유치했다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방문한 해외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국인 환자를 타깃으로 한 직접적인 홍보가 없다는 것이다.

소규모 치과의 경우 미백과 라미네이트 같이 단기간에 완성되는 과목을 중심으로 진료 프로그램을 짜고, 병원급 치과의 경우에는 양악수술과 같은 고난이도 시술을 중심으로 의료관광 에이전시와 협의해 의료관광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에이전시가 개입할 경우 단점도 있다. 중국인 환자들은 국내환자 시술비에 비해 최대 4~5배 정도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브로커의 난립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의료관광 유치 업체들이 의료기관으로부터 받는 금액은 시술비의 20~30% 정도이지만, 중도에 브로커가 개입하면 수수료 50%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

그러나 치과도 더 이상 의료관광에 뒷짐만 지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해외환자는 장기화된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탈출구로 떠오르고 있고 메디컬 측의 선점으로 해외환자들 조차 치과를 외면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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