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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어느 젊은 치과의사의 의료봉사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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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어느 젊은 치과의사의 의료봉사 도전기
  • 이은욱 기자
  • 승인 2023.07.06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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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로 남을 돕는다는 건 그 자체로 행복!
봉사활동 해보고 싶지만 주저하는 치과의사에게
다양한 봉사단체 노크하는 작은 문 열기 실천법

덴탈아리랑에는 다양한 치과의사 객원기자가 함께 합니다. 현재 개원가에는 구인난 및 개원환경에 관한 문제와 이해관계가 상충합니다. 우리 치과계의 내부로부터 다양한 시각을 담은 내용을 전달하여 보다 더 나은 치과계 생태계가 조성되길 바라는 목적으로 치과의사가 발로 뛰고 취재하며 진행하는 기획기사 코너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는 이은욱 치과의사의 의료봉사활동기를 소개합니다. 
 

 

나는 국내외 의료 봉사를 해왔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은 하려고 하고 있다. 현실에 대한 부분을 놓지 못한 채 발을 걸치고 있다 보니, 온전히 인생을 내던져 봉사하는 분을 보면 존경심이 든다.

꼭 봉사가 아니더라도, 취약계층을 위해 많은 가치(대부분 돈)를 내려놓으면서까지 헌신하시는 분들을 보면 무한히 겸손해진다.

평소에 많은 선생님과 봉사에 관한 얘기를 나누어 보면 생각 외로 많은 치과의사 선생님이 의료 봉사에 대한 마음을 가슴 한구석에 품고 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관심 있는 원장님들도 참 많았고, 기회만 된다면 참여하고 싶다는 후배님도 많았다.

하지만 다들 정보, 추진력 혹은 기회 부족으로 인해 의료 봉사에 힘쓰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의료 봉사 플랫폼을 만들고 싶은 것은 별개의 이야기지만 꼭 하고 싶었다).

국내외 의료 봉사 현장들을 십여 년간 경험해 보고 생각해 본 입장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눈다면 누군가에게 의료 봉사를 하는 계기나 소소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로 시작되어 향후 봉사 활동 무료강의도 예정하고 있다. 나의 이야기가 대단할 건 없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는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은 있다.

덴탈아리랑의 이번 기사는 의료 봉사를 하면서 나누고 싶던 생각들, 혹은 혼자 했던 고민을 적고 싶었다. 이은욱 선생은 의료 봉사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여 주며, 화장실 낙서처럼 읽어주시길 바란다. 특히 이번 기사는 생각보다 다양한 의료 봉사를 기획하면서 고민했었던 부분에 대해서 집중하고 싶었다.

 

 

의료 봉사를 가보고 싶다면?
의료 봉사를 가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단체로 가거나 개인으로 갈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료 봉사 단체를 통해 봉사 활동을 가는 것을 추천드린다. 많은 의료 봉사 단체에서는 봉사자를 항시 모집하고 있기에 이를 통해 지원한 뒤 봉사 활동을 가면 된다.

단체로 가는 방법은 장점이 많다. 특히 진료 외에는 신경 쓸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주 큰 장점이다. 그 외에도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점은 특정한 봉사 대상자 군을 설정할 수 없고, 단체 스케줄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봉사 단체의 성격을 사전에 파악하고 미리 봉사 공고를 보고 일정을 준비한다면 이 또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유명한 의료 봉사 단체로는 스마일재단, 열린의사회, 푸르메재단, 참나눔재단, 블루크로스 의료봉사단 등이 있다. 또한, 의료 봉사를 통해 선교를 다니는 단체 한국 누가회(CMF)와 성누가회(힐링핸즈)도 있다. 대부분의 봉사 단체에서는 SNS 혹은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고, 지원 공고를 온라인으로 공지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누굴 위해 봉사할 것인가?

본인의 일정에 맞추어 가능한 날짜에 봉사를 지원하면 된다. 스마일재단의 경우에는 홈페이지에는 공고가 없으나 전화 문의를 하면 문자로 일정을 안내해주기도 하는 등 단체마다 조금은 다른 지원 방법을 갖추고 있으니 마음에 드는 단체에 직접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아마 대부분의 봉사 활동에서는 간단한 진료와 검진밖에 하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 깊은 진료를 루틴하게 보시던 원장님에게는 “이렇게 별 거 안 하고 가도 되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료 소외계층에게 검진은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치과 진입장벽이 높은 환자에게 검진을 해주고 구강 상태를 설명해준다면, 치과를 가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바로 치료 경각심을 주는 것이다. 또는 간단한 진료이기 때문에, 시골에서 버스를 몇 시간 기다렸다가 몇 시간을 타고 가서 5분 진료 받는 걸 부담스러워하여 몇 년간 내버려 두는 경우도 많다. 무엇을 하고 오든 모두 큰 도움과 보람이 될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만약 단체로 가는 것이 일정이 안 맞아 어쩔 수 없을 때는 개인으로 가면 된다. 개인으로 간다는 것은 또 두 가지로 나뉜다.

환자 모집부터 홍보 등 모든 준비를 개인으로 하는 방법 그리고 의료 취약계층이 있을 가능성이 큰 센터와 연계하여 봉사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사실상 의료 봉사 단체를 만들거나 기획하는 것에 가까워서 일반적인 봉사 활동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기에 오늘은 후자, 인근 센터와 연계하는 방법만 알아보겠다.

개인으로 봉사를 가고 싶을 땐 인근 장애인 복지관, 보건소나 보호 시설 같은 곳에 연락하여 진료 봉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면 된다. 환영해주는 곳도 있을 것이고 당장 일정이나 여건이 충분치 않아 거절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지역 아동센터 등 작은 시설은 진료에 관한 모든 준비를 본인이 해야 하기에, 이동식 체어나 운영 인력이 준비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 진료시설이 갖춰져 있는 큰 시설(보건소 등)에 연락하는 것이 좋다. 날짜와 시간, 환자 수를 어느 정도 조율하고 희망 날짜에 가서 봉사를 진행하고 오면 된다. 시설과 단체 모두 봉사시간을 발급받을 수 있다. 덴탈아리랑 독자를 포함 치과계의 많은 선생님들도 가보셨으면 좋겠다.

 

봉사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나는 스스로 그렇게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 만날 때 계산기도 잘 두드리며, 선을 넘거나 마음에 안 들면 손절도 잘한다. 온갖 욕심도 많다. 내 시간과 돈을 허비해 가며 타인을 위해 살아갈 위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내가 어쩌다가 이러고 있을까. 어릴 때부터 내가 왜 봉사 활동을 열심히 하는지 스스로 질문을 참 많이 던져보았다.

20대 초반에는 내가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 봉사하는 상대에 대한 우월감으로 행복을 느끼는 걸까 하고 의심도 많이 했다. 혹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인가? 하고도 고민했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뭔가 저 이유는 원천적인게 아닌 것 같았다. 20대 중반쯤 멋진 동기형인 조순신 원장님이 나에게 한 말이 생각의 전환점이 되었다.

 

 

“은욱아, 남을 돕는다는 건 원래 그 자체로 행복한 거야!”
일상의 시간 중 약간만 투자하여 내가 필요한 곳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 그 쓰임에 대한 것이 굉장한 행복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 행복에 중독되어 계속 이 일에 몰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주변에 봉사를 다니는 여러 원장님도 ‘나눔’의 행복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하신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꼭 그 행복을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여기저기 사람들을 만나며 소통하다 보면 봉사가 너무 재미없었다는 학생들도 많이 보았다.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그 학생들은 아마 재미없는 봉사를 갔다 왔기에 재미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가령 도서관 책 정리 같은 봉사 활동을 하다 보면, 이건 꼭 내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나의 쓰임이 필수적이지 않다면, 흥미는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예시로 책 정리를 든 것이다. 누군가에는 그 일이 꼭 맞을 수가 있다! 나의 경우와 그 학생의 경우에 그랬다는 것이기에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기에 나를 꼭 필요로 하고, 내가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봉사를 한다면 좋을 것 같다.


이제는 확신할 수 있다. 봉사하는 상대방에게 우월감을 느끼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나의 내면을 오랜 기간 잘 살펴보니 그런 마음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인정을 받고 싶다는 욕구는 있다. 과거에는 타인의 인정이 중요했었는데 요즘엔 나 자신의 인정이 더 중요해졌다. 조금 있어 보이는 말로 자아실현적인 요소라 생각한다. 성취하고 싶다.

 

국내외 의료 봉사를 다니다보면 많은 단체가 기독교 단체이다. 복음을 전파한다는 이유가 우선이기에 비판하는 이들도 많지만, 나는 그래도 봉사하는 그 행위 자체를 본다. 이유가 뭔들 안 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소수에 속하는 비기독교인 의료 봉사자로 활동을 하다 보니 교회와 엮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반 봉사는 오히려 비기독교인이 대부분이었는데 의료 봉사는 어딜 가도 예수님의 향기가 진하다. 나의 해외 의료 봉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故이정훈 선교사님 역시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덕분에 나의 의료 봉사 청사진에도 교회가 많이 엮여있을 정도로, 의료 봉사라는 분야 내에서 교회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고 본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 목적이 아무리 복음 전파가 우선이라 한들 의료 봉사를 다니는 크리스천을 좋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고, 다른 하나는 우리 비기독교인 선생님들께서 더욱 분발해 주십사하는 마음에서다. 마지막 하나는 내가 본 현재 의료 봉사 환경이 어떤지를 그냥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좁은 시선에서다.

 

의료 봉사의 걱정거리, ‘돈’
의료 봉사를 기획하다 보면 걱정거리가 가득하다. 수많은 고민 중에서 항상 ‘돈’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봉사기획자를 만나 소통해보면, 다들 재정적인 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재정적으로 넉넉한 큰 단체를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든다).

의료 봉사는 다른 봉사 활동들과 비교하면 돈이 많이 든다. 정말 많이 든다! 더욱이 치과 봉사는 고가의 장비와 재료가 필요하고 전기 사용을 필수로 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국경없는 의사회에서는 치과의사를 받지 않는다. 돈이 많이 듦에도 불구하고 Vital한 영역이 아니기도 하고.


장비와 재료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지만, 그 외에도 돈이 필요한 곳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면, ‘이 무겁고 많은 재료와 장비들을 어떻게 봉사 현장까지 옮길 것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치과 버스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치과 버스를 사는 데만 해도 어마어마한 돈이 든다. 그리고 버스를 운전해 줄 기사님을 구하는 것, 치위생 및 일반 봉사자를 모집하는 일에도 돈이 든다. 물건을 같이 옮겨줄 인력, 현장과 조율해주는 인력도 필요하다. 단체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서도 돈이 들어가고, 봉사를 위한 장비 구매 및 보관하기 위한 장소에도 돈이 든다. 정말 돈 돈 돈이다.


현재 나의 봉사 단체 ‘찾아가는 치과봉사회’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나 같은 경우에는 아무런 기반이 없기에, 저렴하디 저렴한 나의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1인 단체처럼 활동하고 있다.

1년에 정기적으로 한 번 가는 해외 의료 봉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혼자 활동하고 있다. 이런 소소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고마운 개인과 단체들이 많다. 그분들의 따뜻함에 또 계속 봉사를 하게 된다. 물론 돈은 대부분 내 돈을 쓴다.


만약 독자님께서 “아니 그럼 그 많은 봉사 자금을 어디서 마련하지?”라는 걱정이 되셨다면, 우리는 벌써 같은 공감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마련하기 참 어렵다. 봉사 활동이 부담되기 시작하면 오래 갈 수 없다는 케이닥 대표님의 조언을 기억한다. 봉사 활동 기획을 하면 할수록 빨리 단체 규모를 키워야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 같다는 것을 체감한다. 아니면 내가 치과로 돈을 많이 벌던가. ‘그래서 계획 중인 개원이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나의 성공은 온전히 나의 것만이 아니겠구나’하는 부담감이 있다.


‘돈’ 즉, ‘비용’ 에 대해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민했을 때, 봉사 수혜자로서 꼭 무료인 진료가 의료 봉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주목하고 있는 의료 봉사 대상자는 장애인이다. 장애인은 돈을 내고 진료를 받고 싶음에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들은 비용을 내고서라도 진료를 받고 싶은 대상자들이다. 물론, 그 비용이 정상적으로 형성된 시장 가격이 아니기에 진료 보는 쪽이 결국 손해를 보게 되지만, 의료 봉사라는 것은 무턱대고 무료 진료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다.

 

 

시간이 없는 치과의사들
시간! 진료 후 지쳐 쓰러져있는 원장님들을 보면, 그 작디작고 소중한 휴식시간에 봉사를 권하는 것은 도리어 나쁜 짓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치과의사는 시간 내는 것이 참 쉽지 않다. 나는 1년에 두 번쯤 가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은 시기적으로는 아주 여유로우나 면허가 없어 보조 인력으로 봉사할 수밖에 없는 점이 참 아쉽다. 


치과의사는 너무 바쁘기에 의료 봉사 공급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재작년쯤 치과의사 없이 치위생사만으로 이루어진 장애인 봉사를 기획해보았으나 법적인 문제에 걸려서 무산되었다. 스케일링만 어떻게 진행해주고 싶었는데, 이게 알아보니 쉽지 않은 부분이었다. 치과 봉사에는 치과의사 여부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많은 치과의사 선생님의 관심이 필요하다.


치과의사로서는 진료 봉사만 해주는 것만 해도 시간 내기 어렵지만, 사실 그 외에도 시간 쓸 일은 넘쳐난다. 봉사 장소를 선정하고, 컨택하고, 대상 환자를 선정하고, 인원들의 스케줄을 짜고, 장비와 재료들을 체크하고, 진료 범위를 설정하고, 봉사를 홍보하고... 물론 그 외에 봉사시간 서류를 떼 주거나 현장 인원과 소통하는 등 사무적인 일도 적지 않다. 비의료인이 진행해주면 좋겠지만 의외로 치과의사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기에 실제 봉사를 하시면서 많은 소통 해주시면 좋다고 생각한다.


치과의사 한 분이 매주 꾸준히 시간을 내준다면 가장 좋겠지만, 꼭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가령, 하나의 팀을 구성해 여러 명이 로테이션으로 봉사를 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 팀이 커지면 커질수록 한 명 한 명의 부담은 덜해지니 좋을 것 같다. 환자 입장에서는 진료의 연속성이 끊이지 않고, 원장님 입장에서는 진료 부담이 덜해지니 참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시스템조차 플랫폼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치과의사 입장에서만 말해보았지만, 환자 입장에서의 시간에 대해 궁금하신 선생님들도 있으실 것 같다.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역이나 센터 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의료 봉사는 여전히 공급자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고, 주중이든 주말이든 상관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항상 구체적인 것은 현지 사정에 맞추어야 한다. 해외 의료 봉사의 경우에는 보통 1~2주간의 기간으로 다녀온다.

 

 

누구한테 해줄까?
봉사는 남에게 하는 것이고, 치과의사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봉사 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깊게 고민해봐야 할 고민 중 하나이다. 쉽게 생각하면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분들한테 해주면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닌 듯하다.


대상자 선정의 큰 틀은 가치관, 진료 환경 그리고 주변 상황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가령, 소아 구강 보건에 관해 관심이 있다면 대상자 선정을 소아로 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지역 아동센터, 초등학교, 고아원, 소아 장애인 시설 등으로 연결되는 물꼬를 틀 수 있다. 가령, 다양한 이유로 인해 노인 구강 보건 증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면 노인을 대상자로 설정하고 봉사를 하면 된다. 어느 분야든 치과의사 선생님이 굉장히 부족하기에 모두 환영받을 것이다.

 

 


다만, 대상자를 선정할 때 자칫 놓치기 쉽다고 생각한 포인트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의료취약 & 소외계층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소득을 기준으로 둘 것 인가? 진료의 응급성을 기준으로 둘 것인가? 의료 소외 정도를 볼 것인가? 아니면 다 제쳐두고 선착순으로만 받을 것인가? 항상 어렵다. 비슷한 문제지만, 특정 단체와 연관되었을 때 공정하지 않은 대상 선정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도 생각한다.


두 번째는 주변의 치과 상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주 주요한 문제이다. 해외건 국내건 주변 치과 상권에 대한 침해가 큰 영향은 아닐지언정, 지역 의료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면 그것은 오히려 지역 의료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가 되는 일을 하고 오는 것이다. 주변 치과 상권을 최소한으로 혹은 침해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야 한다.


다른 이유도 많지만 크게는 이러한 이유로 나는 장애인을 봉사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봉사한들 주변 상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 응급성을 갖추고 있는 환자들. 그리고 복지관이나 시설에 가서 이들의 구강 상태를 보면 치과의사로 참 마음이 좋지 않다. 이러한 사실들을 알기 전에는 상관없었지만, 이제는 그런 상황들을 알기에 내가 하지 않으면 그저 외면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생각했다.

 

 

 

글을 마치며
아직 우리나라에서 봉사 활동은 조금은 어려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약간은 숭고하고 조금은 멀리 있는 느낌이 든다. 조금 더 가벼운 접근으로 봉사가 그저 등산처럼 일상화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막상 가보면 그저 사람이 하는 일들뿐이다. 사람들끼리 모여 수다하고 다 함께 웃고 떠드는 그런 자리. 거창한 걸 나누는 건 아니다. 웃음을 한 번 나누고 올 뿐이라 생각한다. 남을 위해서도 있지만 나를 위해서 하는 활동이라고도 많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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