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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5월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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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5월은 꽃이다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3.05.04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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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카네이션, 2022-05, 송선헌>

 

5월은 꽃이다

근로자의 날, 메이데이(May day)엔 나도 쉬고픈, 가끔 그런 생각이 들면 꽃말이 상생과 협업인 바나나 꽃을 병원 스텝들에게 주고 싶다.

어린이날엔 망우리, 묘지번호 No. 203703에 고인돌 같은 비석에 누워 있는 ‘작은 물결’ 소파(小波)처럼 마음의 꽃으로 아이들을 안아주고 싶다.

어버이날엔 깊은 사랑과 애정의 빨강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었는데 며칠을 달고 다니시던 부모님은 과거가 되었고, 난 내 자식들에게는 바라지도 않는다.

부처님 오신 날엔 북인도 룸비니에서 4월 초파일에 태어나신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불두화(佛頭花)를 믿음과 무관하게 정성스럽게 올리고 싶다.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정읍 황토현(黃土峴) 전투의 전승일(5. 11)엔 전멸하다시피 한 공주 우금치(牛禁峙)에 피의 꽃, 굳은 약속의 붉은 동백 까멜리아를 뿌려 주고 싶다.

스승의 날엔 꽃보다는 안부 인사나 식사를 모시고 싶은데 초등 은사님은 연락이 안 되고, 중등 은사님은 쿨하게 사양하시고, 고교 은사님은 하늘에 계시고, 사회 첫발을 인도해 주신 임철중 원장님은 일 년에 두 번 인사를 드리고, UCLA 은사이신 Dr. Turley는 코털을 기르고 LA 맨하탄 해변가에 계신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43년 전 고등학교 2학년 때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던 강릉에서 그 슬픈 소식을 접했는데, 5월이면 거리마다 가득한 영원한 사랑의 하얀 이팝꽃을 승화의 기도로 꽂고 싶다.

부부의 날엔 아내가 좋아하고 생일 즈음에 불타는 사랑의 붉은 장미를 한바구니 가득 담아 드려야 더 평화로운 가정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

나는 이 5월에 꽃을 든 남자로 
참으로 소중한 이들을 위해 기도드리고 싶다.
그래서 5월은 슬프기도 하지만 그 속은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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