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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석 원장의  치과 이모저모  ④] “치과의사 스트레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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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석 원장의  치과 이모저모  ④] “치과의사 스트레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서준석 원장
  • 승인 2023.04.27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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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3편에서는 임상 진료 현장에서 치과의사가 환자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와 그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그러한 대처법의 연장선으로 어떻게 보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정신과 진료’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말로는 정신과에 가서 불안장애나 불면증 약을 먹어야겠다고 얘기하면서, 정작 환자를 치료하는 치과의사가 본인이 정신병을 가진 환자가 되어 정신과에 가서 약을 먹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 때문에 정작 정신과에 방문하지 못하고, 마음의 병을 키우다가, 술이나 담배, 심지어 도박 등에 의지하고 중독이 되어가는 것을, 본인은 의사가 된 지난 15년간, 주위 동기, 선후배 의사, 치과의사들로부터 숱하게 목격했다.

그런 지인들 중에는 심지어 알콜 중독에 심하게 빠져서, 진료를 몇 개월간 멈추고, 알콜 중독을 치료받기 위해 치료 병동에 입원한 사람도 있었고, 어떤 선배는 성실하게 일해서 번 돈을 도박 중독으로 몽땅 날리고, 오히려 많은 빚을 지기도 했다.

이런 간접 경험을 통해 내가 의사이자, 치과의사로서 진료 현장에서 피하지 못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전에 내린 결론은,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과적인 증상들이 생기면, 나는 주저 없이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해야겠다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그러한 나의 생각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나 역시도, 처음에는 스스로에 대한 약간의 부끄러움 등에서 비롯된 정신과에 대한 반감 아닌 반감이 있었다. 이 정도의 불안이나 불면증은 특히나 개업한 의사라면 누구나 가지는 것일 텐데, 이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과 약에 의지한다라는 사실이 왠지 부끄럽고,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정신과 수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의대를 다닐 때 정신과학 교과서와 실습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알게된  정신병 치료 과정의 중요한 사실, ‘즉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정신과 전문의 진료와 처방을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효과적인 것임’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동기 정신과 전문의에게 연락해서 정신과 치료와 처방을 받았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러한 나의 용기 있는 선택은 매우 효과적이었고, 나는 약간의 정신과 상담과 2~3개월 동안의 약 복용만으로, 이전에 가지고 있고 점점 심해지기만 했던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과 불안 등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의 3편에서 말한 것과 같은 긍정적인 자기 방어 기제의 방법 역시 정신과 전문의 동기와의 면담에서 깨닫게 되었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보고 있을 수많은 치과의사 동료 분들 역시, 본인이 진료현장에서, 또는 병원 경영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밤에 잠이 오지 않고, 환자 응대 문제이든, 경영 문제이든, 직원 관리 문제이든, 여러 이유들 때문에 불안과 초조의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정신과를 방문해서 진료를 받아볼 것을 강력히 권한다.

치아에 문제가 생겨 치아가 깨지고 통증 등의 증상이 있는데, 치과에 대한 공포와 진료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치과 방문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살릴 수 있는 치아마저도 결국은 발치하게 되는 환자를 진료 현장에서 본 경험이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되는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과 불안등의 증상들도 마치 치아가 충치 초기나 치주염 초기에 보내는 신호와 같다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막연히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다 보면, 결국 앞서 예시로 든, 알콜 중독이나 도박 중독과 같이 돌이킬 수 없는 늪으로 빠지고 나서야, 후회하게 된다는 것을 동료 분들이 꼭 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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